'주요2개국(G2) 리스크(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와 북한의 도발 등 대내외 악재가 주식 시장을 짓누르면서 증시는 재차 불안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주 말 뉴욕 증시까지 3% 넘게 빠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최근 장 중 최저치인 1,856.1을 위협하며 1,850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증시 주변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오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윤곽이 나올 때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일 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 속에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이 재개됐지만 한반도 긴장 국면은 당분간 한국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 등을 인터뷰해 향후 전망을 취합한 결과 증시가 이중·삼중의 악재로 하락장이 이어지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지만 추가로 바닥을 확인할 가능성도 여전했다. 특히 신흥국 증시 폭락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미국 등 선진국 증시마저 하락 추세로 전환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마감한 미국 뉴욕 증시는 중국발 불안이 신흥국을 넘어 선진국 금융 시장까지 마비시키자 확대된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급락했다. 지난주 말 다우존스 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30.94포인트(3.12%) 내린 1만6,459.7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이틀간 기록한 낙폭 888.98포인트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64.84포인트(3.19%), 171.45포인트(3.52%) 급락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 시장의 통화 불안과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신흥국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최근 양호했던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선진국 등 글로벌 증시 전체의 주가가 빠지고 있다"며 "유가 안정화, 중국 및 유럽 지역의 경기 회복을 위한 유동성 정책 확대 등이 FOMC 회의 이전에 나타나면 반등도 가능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의 이익 규모 등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 지수의 하단을 1,950선으로 봤다. 1,900선이 깨진 현재 지수는 비이성적인 과매도 구간에 접어든 측면이 있어 단기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점차 바닥을 다지면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9월 FOMC 회의 이전에는 1,850 안팎에서 2,050선까지 코스피 지수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통화 정책 변경 리스크가 일정 부분 국내 증시에 반영됐고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에 정부의 추경 집행 등 경기 연착륙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현재 주가 수준은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만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대형주와 고배당 경기방어주, 원화 약세 수혜를 입을 자동차, 중추절을 앞두고 수요가 회복될 중국 관련주 등에 저가 매수로 접근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지난주 말 남북 고위급 연쇄 접촉으로 최악의 위기를 모면한 한반도 긴장 국면이 여전히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위축을 부를 수 있고 악화된 경기 상황에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해 신중한 시장 대응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노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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