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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실사결과] 반도체 경영주체 탈락사 `비상'
입력1998-12-22 00:00:00
수정
1998.12.22 00:00:00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경영주체가 되지 못한 쪽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현대-LG간 반도체 경영주체 선정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당사자들은 물론 업계는 이번 실사에서 실패한 기업이 예상보다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동요는 물론 그룹의 사업구조조정, 오너의 위상 등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현대와 LG의 표면적인 분위기는 담담한 편.
현대는 『실패할 경우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경영주체로 선정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LG도 『모든 부문을 보더라도 LG가 우수한 것이 아니냐』며 『합리적인 평가절차와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졌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빠르면 23일 나올 결과에 따라 경영주체가 되지 못한 기업이 받을 타격은 상당히 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룹의 사업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대와 LG는 모두 전자사업을 주력업종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만약 실패할 경우 향후 구조조정작업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LG가 그동안 반도체 빅딜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 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LG가 반도체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전기·전자업종을 주력업종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기·전자 사업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반도체 사업을 포기한채 전기·전자사업을 벌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다.
LG는 특히 『LG의 전기·전자부문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25%에 달하고 LG전자의 시스템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사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도 『종합전자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사업이 필수적이며, 만약 반도체를 포기한다면 주력업종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며 이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이번 경영주체 선정결과가 그룹 내부의 판도도 적지않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사가 사운을 걸고 이 사업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도 이 부분을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의 경우 만약 정몽헌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핵심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현대전자가 경영주체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 鄭회장의 그룹내 위상이 상당히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는 이미 후계경영구도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지분을 배분했기 때문에 만약 현대가 경영주체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 鄭회장의 그룹내 위상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의 경우도 마찬가지. LG는 이에 대해 『반도체 경영주체가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룹내 경영권 역학구조는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를 지키지 못할 경우 LG그룹 내부의 역학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와 LG 모두 단순한 반도체사업 고수라는 차원을 넘어서 그룹 내부분위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거의 사활을 건 전쟁을 치루고 있는 것이다. 【고진갑·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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