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전산 자회사인 코스콤이 부산에 설치한 파생상품 라우터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증권∙선물 회사는 15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상품 거래 증권∙선물 회사가 4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불참하고 있는 것이다.
라우터는 증권∙선물 회사들의 주문∙시세 정보를 거래소 메인 서버에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장비로 다음달 4일 가동될 예정이다.
문제는 비용 문제를 비롯한 투자자 간 형평성 문제로 증권업계 내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론자들은 주문속도 차이로 외국계 고객이나 기관투자가 등 주문전용선(DMA) 고객에게만 불공정 특혜를 줄 수 있다며 불참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 라우터 가동중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 한국거래소와 증권사 간 법정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 증권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부산 라우터를 이용할 경우 DMA 사용자와 일반 고객 사이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특히 주문속도 차이로 개인투자자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와 일부 증권사가 부산 라우터로 거래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추가로 지출된 비용이나 투자자 형평성 등은 계속 문제화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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