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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부-韓銀 갈등 감정싸움 비화조짐
입력2004-12-10 19:48:44
수정
2004.12.10 19:48:44
콜 금리등 잇단 대립속 "재경부 제2 환란 키운다" 김태동 금통위원 직격탄<br>"한은의 '자격지심' 일뿐" 재경부 불만수위도 고조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간 갈등이 예사롭지 않다. 외환정책과 콜금리 인하를 놓고 연이어 대립을 보이더니 10일에는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금융통화위원까지 정면으로 재경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감정싸움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통화ㆍ외환정책을 주도하는 두 당사자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시장만 멍드는 형국이다. 외환시장 혼란을 가중시킨 데 이어 금리정책마저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재경부는 염치가 있어야"='재경부의 남대문출장소'라는 달갑지 않은 닉네임에서 볼 수 있듯이 한은의 반감은 뿌리가 깊다. 대립의 수위는 올 하반기 들어 더욱 높아졌다. "수출을 위해 원화 절하가 필요하다(재경부)"는 논리와 "내수를 위해 절상이 불가피하다(한은)"는 논리는 그래도 건전한 정책논쟁이었다.
하지만 이헌재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금리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후 상황은 달라졌다. 한은 노조는 '재경부는 자신들의 역할에나 충실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의 정서를 나타냈다.
또한 김 위원은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재경부의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해묵은 감정을 토해냈다. 그는 이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선진국 재무부 장관이라면 그런 얘기는 하지 않는다"며 '자격론'까지 들먹였다. "외환위기를 일으켜 7년 이상 고생시키고 신용카드 위기로 2년 이상의 세월을 잃어버리고 있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재경부의 정책을 싸잡아 비판한 뒤 "재경부는 염치가 있어야 한다"고 공격했다. 갈등의 핵심 중 하나였던 한국투자공사(KIC) 설립건에 대해서는 "KIC 설립을 통해 제2의 외환위기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관치금융으로 외환보유고와 국민연금이 탕진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재경부 분들은 마음을 맑게 하고 모피아(범재경부 관료 출신), 낙하산만 생각하실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국민경제를 생각하시기 바란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재경부, "한은의 '자격지심'일 뿐"=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콜금리를 동결한 후 박승 한은 총재는 "재경부 말을 들은 시장은 다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후 "재경부가 한은에 금리를 인하하라 말라 얘기한 적이 없는데 한은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자격지심'일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금리인하에 대한 부총리의 언급에 관해서도 재경부는 한은이 과민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어느 선진국에서도 경제총괄 부처라면 금리 관련 발언은 다 한마디씩 한다"고 반박했다.
환율과 KIC 문제 등에 대한 한은의 자세에도 재경부의 불만은 적지않다. 한 간부는 "공식적으로 내놓고 얘기하지 못할 뿐이지…"라며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김 위원의 발언이 전해진 후 불만수위는 절정에 다다랐다. 김석동 금융정책국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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