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뽑고나니 고졸 실력이 혀 내두를 수준
고졸 신화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 "공채때 학력 제한 없애겠다"영업직 여성 채용 확대… 영어 실력도 안따질 것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학력이 아닌 실력으로 직원을 채용할 예정입니다."
주류업계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장인수(사진) 오비맥주 사장은 신입 사원 채용 때 4년제 대학 졸업 제한을 없애고 영업직에 여성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장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신입 사원을 공채할 때 '4년제 대졸 이상'으로 돼 있는 응시 자격 제한을 없애겠다"며 "주류업체의 특성상 제한적이었던 여성 영업사원의 채용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상고 출신으로 32년간 주류 영업 한길만을 걸어온 끝에 한달 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장 사장은 평소 '순고(純高)'출신임을 자랑스러워한다. 순수한 고졸 출신으로 실력을 통해 당당하게 대표이사직까지 올라왔다는 자부심이다.
장 사장은 채용 심사 과정에서 영어 실력도 따지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특히 영업직의 경우 영어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는 "영업직 인턴을 채용하면서 영어 성적을 기재하지 않도록 했더니 업무 역량이 뛰어나고 지혜와 패기를 갖춘 우수한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하더라"며 "학력이나 영어 성적을 요구하면 고졸 출신의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회사 생활에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라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여성 영업사원의 채용을 늘리는 이유로 '특유의 섬세함'을 들었다. 장 사장은 "실제로 3개월간 영업 인턴 프로그램을 거쳐 여성을 채용했더니 당당하고 장기간 미세한 관리에 필요한 부분에서는 여성인력의 긍정적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2년 전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에서 오비맥주의 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옮겨온 후 영업력 강화에 집중해온 그는 당분간 영업 총괄직을 겸직하면서 '발로 뛰는 바닥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15년만에 맥주시장 1위를 탈환한 바탕은 모두 영업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 4월말 기준으로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54.3%로 하이트진로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단순한 수치일 뿐"이라는 그는 "2등 정신으로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장 사장은 맥주시장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별 '맞춤 영업'을 한층 강화할 생각이다.지역마다 시장 점유율과 도매업체 성향, 업소 형태 등이 달라 차별화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장 사장의 밑바닥을 훑는 맞춤영업은 점유율 확대로 이어져 부산지역 오비맥주의 점유율은 10%대에서 25%전후로, 광주지역은 40%대로 크게 상승했다.
장 사장은 "직원들의 자신감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으로 자신감과 패기야말로 성공하는 직장 생활의 요체"라며 "휴일이 지나면 일찍 출근하고 싶은 회사, 웃음과 행복이 넘치는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CEO로서 희망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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