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으로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한국 가계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미국보다 낮지만 영국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래를 대비한 보험 및 연금 비중은 20%가량으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적게는 4%, 많게는 30%가량 낮았다. 이는 한국 가계가 여전히 장래에 대비, 목돈을 묻어두기보다는 당장의 수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저출산ㆍ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가계 금융자산은 변동이 심한 자본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19일 증권연구원이 한국ㆍ미국ㆍ영국ㆍ일본 등 4개국 중앙은행 자료를 통해 올 2ㆍ4분기 말 가계의 금융자산(부동산 제외)을 비교ㆍ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가계 금융자산은 크게 ▦통화(현금)와 예금 ▦채권 ▦주식(직접ㆍ간접투자 포함) ▦보험 및 연금 ▦ 기타 등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우선 주식 비중을 보면 한국은 21%로 가계 자산을 100원으로 했을 때 21원이 주식시장에 투자돼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비중은 미국(25%)보다 낮지만 영국(15%), 일본(12%) 등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미국과 영국의 경우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 비중이 2003년 말 이후 변화가 없는 반면 한국은 2005년 1ㆍ4분기 이전 평균 17%에서 올 2ㆍ4분기 21%로 상승했다. 영국ㆍ미국 등 다른 선진국보다 주식시장으로의 가계 금융자산 이동이 빠르게 이뤄진 셈이다. 이에 비해 보험 및 연금 비중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보험ㆍ연금의 한국 가계 비중은 22%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은 31%, 영국 55%, 일본 25% 등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영국과 비교해보면 무려 30%포인트가량 차이가 났다. 가계 자산이 주식으로 이동하면서 통화(현금) 및 예금 비중도 50%대 이하로 떨어졌다. 가계 자산에서 현금 및 예금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ㆍ4분기 말 45%선까지 내려않았다. 통화 및 현금 비중은 일본이 50%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한국, 영국(26%), 미국(15%) 등의 순이었다. 미국과 영국 등 자본시장 선진국의 경우 가계 자산에서 보험 및 연금 비중이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국은 주식 비중이 점차 세를 늘려가고 있는 상태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저출산ㆍ고령화에 대비, 가계 금융자산이 안정적 모델을 취하려면 보험 및 연금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정상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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