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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高에 수출 신장세 크게 둔화… 올 4.5% 성장 '빨간불'

■ 2분기 성장률 3.4%… 1년9개월만에 최저<br>美·유럽등 변수 악화땐 원화강세 가속화 불가피 수출여건 더 나빠질수도<br>제조업 체감경기도 타격, 7월업황 BIS 91로 12개월째 100 밑돌아

올해 2·4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지면서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기업들은 아직까지 원화 강세의 파고를 헤쳐가고 있지만 앞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로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DB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한국 경제가 원화 강세(원ㆍ달러 환율 하락) 여파로 주춤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4.5%를 자신하고 있지만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 올해 2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3.4%에 그치면서 상반기 성장률은 3.8%에 불과했다. 정부가 자신하는 4.5%의 성장률에 도달하기 위해 한국 경제는 하반기 5.2%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이처럼 한국 경제에 '경고 신호'가 켜진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대세로 굳어지면서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떨어졌다. 환율이 1,04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8월20일(1,049원30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만 원화가치는 달러에 비해 7% 이상 올랐다. 원화가치 상승은 국내 제조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상품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2ㆍ4분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전 분기 대비 각각 1.0%, 4.0% 늘어나는 등 호조세를 보였지만 경제성장률이 되레 후퇴한 것은 원화 강세로 수출 신장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ㆍ4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2.3% 늘었고 4ㆍ4분기에 2.6%, 올해 1ㆍ4분기에는 3.3% 증가했지만 2ㆍ4분기에는 1.8% 상승에 그쳤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ㆍ유럽 등 해외 변수가 악화될 경우 원화 강세는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현재 환율 수준은 국내 기업이 버틸 수 있는 정도지만 추가로 더 떨어진다면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거시계량경제모형(BOK04)에 따르면 원화가치가 1% 오르면 경상수지는 연평균 5억2,000만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삼성경제연구소는 환율이 1% 하락하면 수출이 0.05%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GDP의 52%를 차지하는 수출이 원화 강세로 타격을 받을 경우 곧바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2ㆍ4분기 GDP 속보치에서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환율 하락으로 제조업체도 한숨을 짓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악화된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원고(高) 현상으로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7월 업황 BSI는 전달과 같은 91로 최근 12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BSI는 100을 밑돌면 경기가 나쁘다고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경기전망을 의미하는 오는 8월 업황전망BSI는 91로 전달보다 1포인트 올랐으나 여전히 100을 크게 하회했다. 업종별로는 수출기업의 업황 BSI가 91로 3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으며 내수기업 업황 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91을 기록했다. 제조업체들은 경영 애로 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20.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내수부진(15.2%), 환율(12.6%), 불확실한 경제상황(9.3%) 등도 경영을 옥죄는 요인으로 꼽았다. 전월과 비교해 원자재 가격상승을 꼽은 업체 수의 비율은 다소 떨어진 반면 원화가치 상승과 내수 부진을 꼽은 업체의 비율은 상승했다. 제조업의 매출BSI는 104로 전달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비제조업의 7월 업황BSI도 84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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