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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외제차병/산업1부 정승량 기자(기자의 눈)

『정말 기쁘다. 우리의 모든 경영자원과 노하우를 쏟아 크라이슬러를 국내에서 가장 큰 외제차 수입업체로 끌어올리겠다.』(신원)『고객만족을 지상명제로 국내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려보겠다.』(혜인) 4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미국 크라이슬러의 국내법인인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주최한 딜러계약식은 「충성서약식」처럼 보였다. 당초 전국적인 판매권을 갖는 딜러로 내정됐다 크라이슬러측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지역딜러로 전락한 신원은 『사랑받는 크라이슬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자동차전시장을 마련하고 대규모 투자로 크라이슬러를 우리나라 최대의 외제차업체로 올려놓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소문인데 수입차판매를 위해 그런 투자를 하려는게 납득이 안간다』는 지적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에게 『지난 16일 예정됐던 계약식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유가 뭔가』하고 질문했다. 웨인 첨리사장은 구체적인 해명이나 사과 대신 『우리의 결정은 옳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는 또 크라이슬러가 지난 1일부터 주력차인 3천5백㏄ 「비젼」과 「뉴요커」의 가격을 각각 16.3%(6백25만8천원)와 14.7%(6백55만원)씩 내린 것은 덤핑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만 언급, 덤핑을 간접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게 어떠냐」는 식으로 반응한 그는 『참석해줘 고맙다』는 말로 부랴부랴 회견을 마무리했다. 「덤핑을 문제삼으면 우리는 미국에 수출된 국산차를 문제삼겠다」는 배짱과 오만이 느껴졌다. 우리 기업들은 당장의 이익 앞에서 얼마나 나약해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속에서 보낸 30분간의 기자회견은 너무 길었다. 회견을 마치고 나온 하얏트호텔에는 1억2천만원이 넘는 BMW740iL 등 외제차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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