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딸에서 국내 최대 중식 프랜차이즈 사장으로. 조미옥 아시안FC스타 대표(37)에게 ‘중식(中食)’은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화교 3세다. 한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화교와 마찬가지로 그의 부모님도 중국집을 경영했다. 중국집 딸은 대학 졸업 후 동시통역사로 일하면서 삼성 등 대기업에서 중국어 강사로도 활동하는 등 전문직업인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 길은 길지 않았다. 조 대표는 93년 부모가 운영하던 중국집 운영을 맡아 외식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경기도 안산에서 꽤 알려진 중국집이었던 ‘중국관’이 건물주의 부도로 경매 위기에 처하게 되자 조 대표가 부모 대신 운영을 맡은 것. 어쩌면 그에게는 애당초 주어진 길이었는지도 모른다. “식당이 경매로 넘어가지 않도록 법원을 찾아가 판사들에게 호소하고 매장 운영에도 힘을 쏟은 결과 2년 뒤 법원으로부터 식당을 돈으로 주고 사가라는 판결을 이끌어냈고, 98년 중국관을 다시 사들일 수 있었습니다.” 중국관을 운영하면서 조 대표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모든 것을 고객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고객의 욕구변화와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켰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취향과 식성을 기록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수기도 썼다. 주별, 요일별, 시간별로 고객들의 취향을 분석해 방문하는 날에 따라 직접 메뉴를 추천했다.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획메뉴와 코스메뉴, 퓨전메뉴도 잇따라 개발했다. 또 중국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인테리어를 연구하고 매장에 설치할 소품을 직접 골랐다. 직원들의 직무태도도 바꿔나갔다.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기본이고,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교육시켰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했다. 엄격한 신상필벌과 함께 수익이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자신만의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직원들의 욕구를 간파하고, 앞으로 새로 생기는 점포의 점장을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중국관 운영에서 자신감을 얻은 조 대표는 99년 ㈜아시안푸드를 설립했다. 이듬해 8월 홈플러스 안산점에 중식 캐주얼 레스토랑 ‘뮬란’을 오픈하고 2003년에는 중식 패밀리레스토랑 ‘샹하이문’을 잇따라 냈다. 뮬란은 현재 매장이 40개로 늘었다. 지난해 16개가 오픈했고, 올 1분기에만 12개가 새로 출점했다. 4월에도 4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열 예정이다. ‘샹하이문’은 현재 7개가 운영중이고, 딤섬과 만두류를 판매하는 ‘샹하이델리’와 ‘상해식품점’은 각각 7개와 3개가 운영되고 있다. 전 브랜드를 통틀어 90%에 가까운 점포가 백화점이나 할인점 푸드코드에 입점해 있는 것이 이채롭다. 조 대표는 “유통업체 매장에 숍인숍 개념으로 입점하는 것은 풍부한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먼저 입점을 권유할 만큼 맛과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직영점 위주로 출점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조 대표는 지난해 아시안FC스타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전체 매장수를 85개로 늘리는 한편 오는 2010년까지 260개 매장을 확보, 아시안FC스타를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중식 프랜차이즈 회사로 키우고 싶다는 그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제대로 된 차이나타운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 아시안FC스타의 중식 브랜드 조미옥 대표는 중국관의 성공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다양한 컨셉트의 중식 브랜드를 선보였다. 패밀리 레스토랑인 '샹하이문'과 캐주얼 레스토랑 '뮬란', 상하이 소룡포ㆍ만두전문점 '상해식품점'과 '샹하이 델리'를 차례로 론칭했다. 이들 브랜드를 모두 합쳐 5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2005년까지는 브랜드 개발과 직영점 운영을 통한 테스트에 주력한 탓에 점포수가 정체됐지만 지난해부터 가속도가 붙고 있다. 조 대표는 "그동안 직영 위주로 운영하면서 매장 확대가 여의치 않았다"면서 "제조 및 물류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뒤 가맹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프랜차이즈 사업을 미뤄왔다"고 말했다. 메뉴개발이나 점포운영 등 가맹사업을 위한 노하우를 충분히 쌓았고, 모든 메뉴의 표준화와 식자개 공급 시스템을 갖춘 지난해부터 점포수 확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뮬란. 샹하이문이 40평 이상의 중대형 규모인데 반해 뮬란은 10평 미만의 규모로 푸드코트에 입점할 수 있는 장점에 힘입어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샹하이델리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소룡포, 만두, 소룡포 등 중국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입점한 매장마다 매출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5년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본점 매장은 월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기다. 현재 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부터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샹하이델리는 최근에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죽전점에서 입점했다. 로드숍인 반포직영점은 15평의 매장에서 월 3,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본사는 가맹점의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위해 본사에서 만두속 등 식자재를 전량 공급하고, 전문직원을 파견하거나 교육을 통해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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