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포인트를 돌파할 기세로 상승하던 코스닥지수가 주춤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투자자의 관심이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옮겨가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시장이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지난해 5월 한 달여 만에 코스닥지수가 100포인트 하락했던 것 같은 급락장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하면서도 추세적인 지수 상승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63포인트(0.48%) 오른 545.59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나흘 만에 하락세가 진정되기는 했지만 거래대금이 1조5,000억원대로 쪼그라들면서 시장이 침체되는 분위기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초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형주보다는 코스닥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반대로 대형주로 매기가 옮겨가는 모습이 뚜렷하다"면서 "이는 코스닥 상장사 대부분이 부품 관련주인 만큼 자체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거나 기업가치가 높아지기 힘들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 센터장은 "최근 여행 업종이나 엔터테인먼트 업종, 카지노 업종이 부각되고 있기는 하지만 관련 시장의 규모 자체가 작아 주도 업종이 되기는 힘든 만큼 코스닥지수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용거래융자가 크게 증가한 것도 코스닥지수에 부담을 주는 요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현재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는 2조4,15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상승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5,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는 상승장을 점치고 빚을 내 들어온 자금이므로 지수가 하락할 경우 매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이 코스닥지수가 단기 급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월 말 580포인트를 넘어섰던 코스닥지수는 이후 한 달 만에 480포인트까지 빠졌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고 유럽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만큼 지난해와 달리 유가증권시장뿐만 아니라 코스닥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도 나쁘지 않다"며 "코스닥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지만 수급이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아 지난해와 같은 급락장이 펼쳐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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