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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파격 넘나드는 잇단 이색무대
입력1998-12-20 00:00:00
수정
1998.12.20 00:00:00
「전통악기로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춤과 음악, 경쾌하고 빠른 대사,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뛰어넘어 공연의 폭을 넓힌 작품」「리듬과 비트로만 구성된 비언어극(NON VERBAL PERFORMANCE)」연말에 「특별한 추억」을 찾게 마련인 청중에게 공연연출가들은 「깜짝 이벤트」로 다가서려고 한다. 크고 작은 송년무대가 열리는 올해는 파격과 정격을 넘나드는 이색무대가 눈길을 끈다.
국립국악원이 주최하는 「우리 소리와 춤의 꿈·빛·숨」을 비롯해 극단 시어터제로의 「노이즈」와 PMC 환퍼포먼스의 「난타 99」가 그것.
국립국악원(02-580-3033)이 송년 프로그램으로 22일부터 24일까지 예악당 무대에 올리는 「우리 소리와 춤의 꿈·빛·숨」은 정격과 파격이 공존한다. 22일과 23일에는 국악원이 「한국 음악사를 빛낸 작품 베스트 10」으로 선정한 「종묘제례악」등 정악과 판소리를 비롯해 창작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던 황병기씨의 「숲」이 연주된다. 하지만 24일에는 전통예술의 보루인 국악원도 화려한 「외도」를 감행한다. 국악과 양악이 만나는 자리인데, 국악 실내악단인 「오느름」이 비발디의 「사계」, 쇼팽의 「야상곡 작품 9-2」등을 편곡해 들려준다. 국악합주로 연주하는 크리스마스 캐롤 모음도 색다른 맛을 낸다.
지난달 서울 홍대앞 피카소거리에 이색 퍼포먼스 개관공연을 가진 소극장 시어터 제로(02-338-9240)는 첫 장기공연작품 「노이즈」를 23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노이즈」는 영화·비디오등의 영상이미지와 다양한 시각적 충격, 센서를 이용한 음향과 파괴적 퍼포먼스등을 동원해 공연장르의 해체적 징후들을 한데 모았다.
극은 네명의 젊은이가 살면서 겪는 갖가지 갈등을 카페를 무대로 엮어나가는데 한장의 시놉시스외에는 대본도 없이 진행된다. 햄릿과 오필리어의 독백이 영화「광수생각」의 한컷과 만난다. 비디오카메라가 관객에게 다가서는등 객석과 무대가 전도되고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지난해 이미 높은 실험성을 인정받은 「난타 99」는 내년 미국 브로드웨이 진출을 앞두고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공연은 22일부터 내년 1월24일까지 정동극장(02-773-8960)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위해 뮤지컬영화「풋루스」의 안무담당 린 테일러 코벳이 초청됐다. 그는 세계시장에 걸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기존의 「난타 98」을 기본골격만 유지한채 구성은 완전히 새롭게 했다.
「난타 99」는 대사없이 리듬과 비트로만 구성된 작품으로 거대한 주방을 무대로 결혼식 피로연을 준비하는 4명의 요리사와 1명의 지배인이 요리를 만들면서 각종 주방도구를 타악기로 이용해 사물놀이 리듬을 연주한다. 이 사물놀이의 고유리듬이 록밴드의 강렬한 드럼비트 속에 부각되면서 한국적 리듬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환퍼포먼스는 「난타 99」를 한국적 뮤지컬로 개발, 내년 상반기에 싱가포르·홍콩 등 동남아 및 호주를 거쳐 영국등 서유럽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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