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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안정목표’ 논란확산

"현재 2.5~3.5%로 너무높게 잡아 금리인상등 한계"에<br>한은 "물가상승, 목표 밑돈다고 통화정책 대응은 부적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 수준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은이 물가안정목표의 범위(3.0±0.5%)를 너무 높게 잡는 바람에 통화정책을 펴는 데 운신의 폭의 좁아졌고 금리인상의 기회도 잡기 어려워졌다는 게 일부 금융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한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제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를 밑돌아도 이를 통화정책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일 ‘통화량 조절수단으로서의 금리정책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지난 95년 5월 금리중시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바꾼 뒤 유동성 조절수단으로서 금리정책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장기간의 저금리로 인해 금리정책의 효과가 급격히 약화된 데 근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유동성이 2005년 1ㆍ4분기부터 실물 경제활동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 조짐을 보였고 2006년 1ㆍ4분기부터 유동성의 과잉폭이 지속적으로 커진 점을 감안하면 통화당국이 2005년 10월부터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것은 다소 때늦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은은 지난해 세차례에 걸쳐 콜금리를 인상했으나 하반기 시중유동성 증가세는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신 연구위원은 “통화당국이 이처럼 과잉 유동성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 것은 물가안정목표 수준이 너무 높게 설정된 데 따른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정책당국이 금리인상에 소극적이고 인하에 대해서는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해 물가안정목표의 기준을 근원인플레이션율에서 소비자물가상승률로 바꾸면서 중기(2007∼2009년) 소비자물가 안정목표를 3.0±0.5%로 설정했다. 하지만 2004~2006년 우리나라의 평균 근원인플레이션율은 2.3%였고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으로서는 ‘물가상승에 대한 선제 대응’을 이유로 콜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신 연구위원은 “앞으로 금리정책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통화당국은 금리 향방에 대한 신호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며 “물가안정목표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 금리정책의 운신의 폭을 넓히고 시장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은은 실제 물가상승률이 물가목표의 하한을 밑돌아도 통화정책 운영상의 큰 고려사항은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최근 ‘2006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지난 3년간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범위 하한(2.5%)을 이탈했지만 사실상의 디플레이션 수준보다 훨씬 높아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또 “대부분 물가안정목표제 운영 국가들은 물가 목표의 하한을 디플레이션 수준보다 높게 설정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는 특별한 정책적 대응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물가목표 이탈을 허용하면서 경기 및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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