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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폭포 장관 보자 "한풀었다"

실향민등 500여명 26일 첫시범관광 실시<br>오전 6시 경복궁 출발 2시간여만에 도착<br>성균관·선죽교 등 보고 오후 8시 서울에

개성 시범관광이 시작된 26일 오후 관광객들이 개성 시내에 위치한 선죽교를 살펴보고 있다. /개성=연합뉴스

박연폭포 장관 보자 "한풀었다" 실향민등 500여명 26일 첫시범관광 실시오전 6시 경복궁 출발 2시간여만에 도착성균관·선죽교 등 보고 오후 8시 서울에 개성=홍병문 기자 hbm@sed.co.kr 개성 시범관광이 시작된 26일 오후 관광객들이 개성 시내에 위치한 선죽교를 살펴보고 있다. /개성=연합뉴스 화담 서경덕, 황진이와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로 불리는 박연폭포를 보자 마자 관광객들은 '아~'하는 탄성부터 내질렀다. 박연이란 연못에서 37m 아래로 쏟아져 내린 물줄기는 늦여름 더위를 한 순간에 말끔히 날려버렸다. 통일문화예술인협회 홍성덕 이사장이 목소리를 한껏 뽐내며 전통창극인 '황진이' 가운데 박연폭포가를 부르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흥에 겨워 덩실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죽기 전에 고향 땅에 다시 오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는데 이렇게 살아 생전에 고향에 오게 되니 더 이상 뭘 더 바라겠습니까." 개성이 고향인 송한덕(97) 할아버지는 가슴속에 응어리 졌던 50년 한(恨)을 폭포의 물줄기와 함께 쓸어 내렸다. 마침내 개성 가는 길도 열렸다. 지난 98년 금강산이 일반인 관광객에게 개방된 이후 7년여 만에 개성시내 유적지와 관광지가 남한의 관광객에게 개방된 것이다. 현대아산은 26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를 통한 육로로 첫 개성 시범 관광을 실시했다. 이날 시범관광에는 현 회장과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김종민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비롯해 500명이 참석했다. 그 동안 개성공단 관계자와 지난 2003년 평양 정주영 체육관 개관식 행사 참석자 등이 개성관광을 하기는 했지만 남측 일반 관광객이 대규모로 관광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성 시범관광단은 이 날 오전 6시 서울 경복궁 주차장을 출발해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로 이동해 입북 수속 후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전 9시쯤 개성에 도착했다. 관광단이 처음 방문한 곳은 고려 최고 교육 기관인 성균관. 성균관이 자리잡고 있던 터는 원래 고려 문종이 세운 대명궁이라는 별궁이 있던 곳인데 1089년 국자감이 옮겨온 후 고려의 정식 교육기관이 됐다. 지금은 고려시대 유물 1,000여점을 전시하는 고려박물관으로 활용돼 북한 주민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됐다. 관광단의 발길은 고려의 충신 정몽주가 이성계 일파에게 살해당했다는 선죽교로 이어졌다. 선죽교는 길이 6.67m, 폭 2.54m의 자그마한 돌다리. 처음에는 선지교로 불렸지만 정몽주가 이방원에게 이 곳에서 참변을 당한 이후 주위에 대나무가 돋아나자 후대 사람들이 이름을 바꿔 불렀다 한다. 선죽교 입구에는 정몽주가 흘렸던 핏자국이 지금도 뚜렷이 남아 당시 비장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원래는 다리 난간이 없었지만 1780년 정몽주의 후손들이 난간을 둘러 보호하고 옆에 돌다리를 하나 더 놓았다. 실향민 윤정덕씨(73)씨는 한국전쟁 직전인 50년 3월 개성중학교 급우들과 함께 선죽교에서 찍었던 사진을 품에서 꺼내며 "55년 전에 비해 선죽교 주변 나무들이 많이 자랐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핏자국을 지우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지울 수가 없었다"며 복받쳐 오는 감격을 이기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일정을 끝낸 관광단은 자남산 여관, 민속여관, 통일관, 영통식당 등 현지 식당 4곳으로 자리를 옮겨 개성 약밥 등 개성 전통요리로 점심을 마친 뒤 오후에는 개성에서 북쪽으로 24㎞ 정도 떨어진 박연폭포를 향했다. 박연폭포는 단연 개성 관광의 하이라이트. 32m 높이에서 떨어져 내리는 웅장한 물줄기가 토해내는 풍경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곳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관광단은 이어 개성공단 시범단지 견학을 끝내고 오후 6시쯤 북측 출입국 사무소를 거쳐 다시 남측으로 내려와 오후 8시쯤에 서울에 도착했다. 한편 개성 시범관광은 내달 2일과 7일 두 차례 더 실시될 예정이다. 관광요금은 왕복 교통비와 중식비 등을 포함해 1인당 19만5,000원이다. 입력시간 : 2005/08/2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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