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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홍수' 부동산시장 '급랭'
입력2000-11-26 00:00:00
수정
2000.11.26 00:00:00
경매 '홍수' 부동산시장 '급랭'
채무자 변제능력부족 담보포기 속출
법원에 부동산 경매 물건이 넘쳐나고 있어 부동산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아파트 등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과 상호신용금고 등 금융권에서 무더기 경매신청이 잇따르고 있어 자칫 제2의 자산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담보물건 경매신청 급증=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2~3개월간 가계 대출담보 부동산의 경매신청건수가 30% 정도 늘어났다.
A금고 역시 9월이후 대출을 회수하지 못해 경매를 신청한 담보물건이 40%정도 가까이 늘어나는 등 각 은행과 제2금융권 여신담당 직원들의 법원 출장이 잦아지고 있다.
하나은행 론센터의 조윤현(曺潤鉉)대리는 "가을부터 채무자들이 변제능력 부족으로 담보부동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상가나 다세대ㆍ다가구주택의 경매신청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7~9월간 한달평균 4,700여건에 머물던 법원의 경매진행건수도 10월에는 6,064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부지원의 경우 9월 517건이던 경매진행건수가 10월에는 994건으로 두배 가까이 폭증했다.
이에따라 경매 신청한 물건이 실제 경매에 부쳐지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7~8월까지만 하더라도 1~2개월 정도면 경매진행이 가능했으나 법원에 접수되는 신청건수가 폭증하면서 경매개시까지 3~4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경매물건이 늘어남에 따라 연말부터 경매계를 대폭 늘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산디플레이션 우려=경매물건 추이는 일반적인 부동산경기의 선행지표다. 경매물건이 늘어나는 것은 채무자들이 부동산을 팔아 돈을 갚기보다 부동산 자체를 포기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 부동산값이 뛰면 경매취하 등으로 물건이 줄어들지만 반대의 경우 물건이 늘어나게 된다.
경매컨설팅 업체인 닥터옥션은 "경매물건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급감하고 있어 경매시장이 심각한 초과공급 현상을 빚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서울등 수도권지역 아파트값마저 완연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경기 위축으로 수요마저 자취를 감추고 있어 가뜩이나 공급과잉 현상을 빚고있는 부동산시장의 불균형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A금고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자칫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IMF직후의 자산디플레이션이 재연될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며 "객관적인 지표보다 수요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정두환기자
입력시간 2000/11/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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