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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과다 외환보유 도마에
입력2003-07-22 00:00:00
수정
2003.07.22 00:00:00
97~98년 한국을 비롯, 아시아, 남아메리카, 동유럽의 이른바 이머징 마켓이 줄줄이 국가 파산을 하던 시절에 외환을 많이 보유하는 것이 절대선이었다. 한국 정부는 외환위기를 겪은 후 외환 확보에 힘썼고, 한국은행은 매달 보유 외환이 늘어난 것을 자랑삼아 홍보해왔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과 월가 전문가들은 통화 안정을 위해 보유 외환을 많이 비축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최근 기류가 바뀌어 미국은 외환보유액이 시장 장벽이 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은 3년째 계속되는 경기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 금리, 외환등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다 동원하는 와중에 아시아 국가들이 쌓아두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도마 위에 올렸다.
지난 16일 뉴욕주 출신 척 슈머 상원의원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 “중국의 위앤화 절상과 한국ㆍ일본등 아시아 국가들이 많은 외환보유고를 축적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린스펀은 통화량의 개념을 도입해 위앤화 절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중국이 달러 약세에 힘입어 외환보유액이 급증하는 바람에 총통화가 증가하고, 따라서 중국 경제의 코스트가 높아지기 때문에 위앤화 절상이 필연적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의 보유외환은 6월말 현재 3,465억 달러로 올 상반기중 601억 달러가 증가했고, 이는 최고를 기록한 지난 한해 증가액의 81%에 이른다. 중국은 고정통화제를 유지하기 위해 1달러당 1위앤의 통화를 국내에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총통화가 증가하고, 따라서 인플레이션의 위협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위앤화가 절상될 경우 일본형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기업과 워싱턴의 정치인들은 중국 뿐아니라 한국과 일본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유로는 시장 흐름에 따르는데 아시아 국가들이 저수지처럼 가둬둔 외환을 적절이 풀고 조임으로써 통화 절상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의회 청문회에선 “아시아 국가들의 보유 외환이 미국의 이익을 깎아 먹고 있다”는 비난마저 제기됐다.
한국은 미국의 위앤화 절상 압력을 남의 일처럼 보아서는 안된다. 위앤화가 절상되면 한국 원화가 상대적으로 절하되므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 질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보유 외환 자체의 시장 왜곡을 제기할 때 이에 대한 정당성을 제시할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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