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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수출 다변화 늦추면 성장 브레이크"
입력2004-04-09 00:00:00
수정
2004.04.09 00:00:00
김영기 기자
“수출이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으로 남아 있지만 중국과 미국 등에 편중돼 있다. 편식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
삼성 계열사의 한 수출담당 임원은 최근 국내산업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고 “멀지 않은 시간 안에 한계상황이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재계가 9일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방안을 내놓은 것은 우리 업체들이 처한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다. 주력제품의 경쟁력이 4~5년 안에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수출 다변화를 더 이상 늦출 경우 수출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주력품목 수출 폭발적 증가=
올해 재계의 화두는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 4개국’이었다. 이들 시장을 잡는 곳은 5~10년 후 세계 무역시장의 패권을 쥘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수출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각도를 다소 달리했다. 이들 시장은 경쟁국간의 우열이 확연할 정도로 성숙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반면 아프리카와 동구ㆍ중동ㆍCIS 등 4개국을 보는 시각은 달랐다. 동구권 의 경우 유럽연합(EU) 가입을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진출이 빠르게 진척되 고 있다. 슬로바키아에는 자동차와 전자업체들의 대규모 투자가 집중되고있으며 서유럽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를 넘어서 자체 시장도 기존 신흥시장 이상으로 매력을 안겨주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20일 까지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은 11억2,9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71.1%나 늘어났다.
일반인에게는 덜 알려져 있지만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수출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아프리카 수출은 19억3,9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300.8%나 급증하며 동구권을 넘어섰다. 특히 선박해양 구조물과 부품의 수 출은 15억1,900만달러에 달하면서 전년동기보다 무려 790.5%나 늘어났다.
품목별 수출 증가세도 확연하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2월 아프리카 자동차 수출은 8,066대로 86.3% 증가했고 동유럽과 중동도 2만1,265대와 2만4,680대로 전년동기보다 100.3%와 109.6% 급증했다.
가전제품과 휴대폰의 수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휴 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2월까지 3,200만달러로 199.1%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드럼세탁기 등 가정용 회전기기도 162.4%나 늘어났다.
CIS도 유럽시장을 겨냥한 조립생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기아ㆍ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조립생산 기반을 구축한 상황이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모니터ㆍ프린터ㆍ핸드폰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EU산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기계ㆍ플랜트 수주가 늘고 있어 관련 전시회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에도 원스톱서비스=
기업들의 이 같은 공세적인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들 신흥시장의 핵심공략업종은 플랜트 부문에서는 아직 자랑할 형편이 못 된다. 올들어 3월까지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플랜트 수주가 554.7%와 91.0%씩 급증했지만 아 프리카 지역은 도리어 60.5% 떨어졌다.
최근에는 이라크 정세까지 악화하고 있어 대규모 프로젝트의 연기가 불가 피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이달 5일~8일로 예정됐던 바그다드 엑스포도 연기되는 등 일부 사업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
전경련이 ‘신흥시장진출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현실 을 바탕에 깔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산자부 등 정부당국은 물론 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들까지 위원회에 포함시킨 것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원스톱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관 합동위원회는 우선 상반기 안에 아프리카 시장개척단을 보낼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동구 지역에서 개척단을 파견한다. 물론 중심은 플랜트다. 플랜트업계에서는 120억달러가 ‘마의 돌파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민관 종합지원체계 요청=
산자부는 이날 재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맞춰 KOTRA 해외인력 수를 두배로 늘리는 등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재계는 하지만 세제지원 없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윤영석 신흥시장 특별위원장은 “업계의 비전을 전략적 차원에서 뒷받침할 수 있는 민관 합동의 지원시스템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웨이트와 나이지리아ㆍ요르단 등과의 이중과세 방지협정 조기체결 ▦ 수출 보험기금 확대 ▦대외협력기금(EDCF)의 기업진출 연계 등 세부 지원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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