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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휠라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스포츠 패션그룹 「휠라(FILA)」.스포츠·캐주얼·피트니스 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의류와 신발을 만드는 패션제국이다. 휠라를 모태로 기능성 언더웨어(속옷)인 휠라 인티모와 스포츠 화장품 휠라 코스메틱 등 새로운 브랜드들을 창조해내고 있다. 휠라는 흉내낼 수 없는 색상과 앞서가는 패션감각, 그리고 기능성을 두루 갖추고 국경과 인종을 넘어 전세계 소비자들을 다가간다. 평범하지만 튀는 발상에서 경쟁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제품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기초해야 한다」는 것이 휠라가 견지하고 있는 기본 컨셉이다. 무난한 정도를 넘어 약간 촌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국내 기업들 사이에 불고 있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떠올리면 결코 간단치 않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능성과 패션성의 조화를 추구해나가고 있다. 평범하지만 톡톡 튀는 휠라를 다른 브랜드와 구별시켜 주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휠라를 첫대면하는 순간 강렬한 색채 대비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스포츠의 역동적인 장면을 연상시키면서 깨끗한 스포츠맨쉽을 표현하고 있다. 남국의 태양을 닮은 레드와 지중해를 옮겨 놓은 듯한 네이비컬러는 70년대 스포츠 의류로선 파격적인 색깔이었다. 그 때만 해도 스포츠 의류는 겨우 운동복 수준이었고 흰색이나 검은색이면 충분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패션 스포츠웨어」가는 장르가 생겨났다. 스포츠의류를 패션제품으로 여기고 여기에 디자인과 과감한 색상을 넣어 「거칠고 촌스럽던」 운동선수들에게 세련미를 선사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휠라가 외모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몸을 보호해주는 기능성에도 관심을 쏟았다. 휠라 스키복은 가공된 오리털소재와 고어텍스, 첨단기술로 만든 합성섬유로 만든다. 체온을 유지하고 땀을 배출하고 공기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인 것들이다. 이런 요소들이 바탕이 됐지만 휠라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보다도 스포츠마케팅에 있다. 지금은 모든 기업이 스포츠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지만 30년전에는 휠라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기법이었다. 당시 테니스계를 석권하고 있던 뵈외른 보그를 휠라는 「살아있는 간판」으로 삼았다. 보그가 코트를 누비며 움직일 때마다 상의에 새겨진 휠라 로고도 따라 움직였다. 휠라는 보그에 쏠린 세계인들의 시선을 그대로 잡았다. 전파를 타고 나간 보그의 옷은 누구나 입고 싶어하는 최고품이 됐다. 프로선수에 대한 지원에도 과감하다. 스키황제 알베르토 톰바, 멀리뛰기 세계기록보유자 마이크 포웰, NBA의 신사로 유명한 그랜트힐(디트로이트 피스톤즈 소속) 등이 휠라를 입는다. 미국의 축구스타 크라우디아 레냐, 국내에도 이름이 익숙한 일본의 나카타도 휠라가 지원한다. 세계 33개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57개국에서 제품을 팔고 있고 기업. 휠라는 1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패션제국」이다. 휠라가 시작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탈리아 밀라노 북쪽 100㎞ 떨어진 비엘라 산맥에서 생활해 왔던 휠라패밀리는 모직물을 이용한 니트와 언더웨어을 만들었다. 1923년 본격적인 사업체가 만들어졌고 이때부터 스포츠웨어에 뛰어들었다. 이런 휠라가 급성장을 하게 된 것은 72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자동차 그룹 피아트에 인수되면서 부터다. 현재 쓰고 있는 로고는 그 다음해인 73년에 만든 것이다. 98년은 휠라에게 의미있는 한해였다. 새로운 제품컨셉을 설정했고 디자인도 한층 강화시켰다. 「리치니스(풍요)·클린(깨끗함)·뉴 머티리얼(신소재)·펑션(기능)」을 새로운 개념으로 삼은 것들이다. 모든 제품이 심플하고 클린한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디자인에 역점을 두었다. 『성능과 기능성을 위해 제품의 창조성과 패션성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는 구호도 만들었다. 글로벌전략의 일환으로 진행해온 인종별 마케팅은 지역별 마케팅으로 전환해 지역별 디자인이나 소재를 달리해 공략키로 했다. 세계 경제가 다시 호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되는 21세기를 대비한 밀레니엄 마케팅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어떤 제품을, 어떤 이벤트를 통해 전개해 낼지, 얼마나 빨바르게 움직여 매출증대를 이뤄낼지 세계인들은 지켜보고 있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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