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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잭업리그를 수주하며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대형 잭업리그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스타토일로부터 북해용 대형 잭업리그 2기를 약 13억달러(한화 1조4,614억원)에 수주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2기의 옵션이 포함돼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잭업리그는 대륙붕 지역 유전 개발에 투입되는 시추설비다. 선체에 장착된 승강식 철제 기둥을 바다 밑으로 내려 해저면에 고정하고 선체를 해수면 위로 부양시킨 후 시추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파도와 조류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수심은 얕지만 파도가 거친 해역에 주로 투입된다.
현재 운용 중인 잭업리그는 대부분 수심 100m 이내의 해역에서만 작업할 수 있는 중소형 설비다. 중소형 잭업리그는 싱가폴과 중국 조선업체들이 오랜 건조경험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잭업리그는 최대 수심 150m 해역에서 해저 10km까지 시추할 수 있는 대형 설비다. 또 이 설비는 겨울철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노르웨이 북해의 혹한과 거친 해상 조건 속에서 시추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고사양으로 제작된다.
중소형 잭업리그의 평균 가격이 2억달러 수준인 반면 이번에 수주한 대형 잭업리그는 6억5,000만달러로 중소형 설비 가격의 3배를 웃돈다. 이는 평균 5억~6억달러에 발주되는 드릴십보다도 비싼 것이다.
한편 삼성중공업이 잭업리그를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북해에 투입되는 다양한 해양설비와 선박을 건조해 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 입찰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2~3기가 발주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형 잭업리그가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주를 토대로 대형 잭업리그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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