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 순항하자 일명 ‘슈퍼개미’라 불리는 대규모 자산가들이 잇달아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990년대 파생상품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던 슈퍼개미 장기철 씨가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참좋은레져 주식 70만1,109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단가(5,945원~6,635원)를 고려할 때 이 기간 동안만 45억4,503만원 가량의 자금이 투자됐다. 보령메디앙스도 개인 투자자인 최장호 씨 외 1명이 지난 14일 자사 주식 67만7,912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취득단가는 4,232원과 4,814원으로 총 30억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됐다. 이외에 F&F 지분 6.08%를 가지고 있는 김혜선 씨가 지난해 10월 이후 장내에서 17만2,090주를 사들였다. 최창열 씨 외 6명도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삼일제약 주식 5만7,610주를 장내 매수, 지분율이 기존 10.7%에서 11.8%로 늘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서 발을 뺐던 슈퍼 개미들이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 돌파 이후 안정된 모습을 보이자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임병용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팀장은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가자 대규모 자산가들도 위험자산인 주식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최근 직접 주식에 투자하거나 자문사 연계형 랩 어카운트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연 삼성증권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차장도 “자문사 연계형 랩 어카운트를 중심으로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증시 붕괴 불안감을 떨쳐낸 대규모 자산가들이 ‘코스피지수가 어느 정도 상승할 수 있을까’란 물음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5,000억원에 불과했던 자문사 연계형 랩 어카운트 규모는 현재 5조원선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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