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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문화/김승경 중소기업은행장(로터리)
입력1997-06-12 00:00:00
수정
1997.06.12 00:00:00
김승경 기자
우리는 의식주에 있어 최저생계 유지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잘 먹고, 보다 아름다운 옷을 입고, 보다 쾌적한 곳에 살기를 희망한다. 식사후에는 디저트를 즐기고, 외출복을 따로 장만하고, 서재가 딸린 집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것을 아마 문화생활이라고 할 것이다.그러나 문화생활의 이름으로 분수를 넘어갈 때 그것은 사치와 낭비, 또는 과소비로 불리며 사회적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이 자본주의의 도덕적 통제기능이기도 할 것이다.
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우리사회에서는 과소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옷이나 가구와 같은 생활용품들을 사면서 너무 비싼 것만 찾는다거나, 해외여행이 너무 무분별하여 걱정이라고 하지만 음식의 경우 값의 고하가 문제가 아니라 남아서 아예 버리는 것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버리는 음식의 양이 연간 7조원에 해당한다는 통계마저 있고 보면 우리의 음식낭비가 얼마나 심한지 짐작이 된다.
특히 버려진 음식은 쓰레기가 되어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지 이미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버리는 습관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아직도 손님을 대접할 때 이것 저것 잔뜩 차려내야만 체면이 서고, 상대방에게 도리를 제대로 한 것 쯤으로 생각한다.
언젠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의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에 비하여 우리나라 1만달러시대의 엥겔계수가 훨씬 높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었다.
우리의 문화생활수준이 선진국의 1만달러시대에 비해 낮다는 반증이라고 하겠으나 필자는 한편으로 만약 우리가 남기고 버린 그 많은 음식비를 제외하고 엥겔계수를 산출하였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마저 해보았다.
적당한 양의 음식을 준비하여 취향대로 덜어 먹는다면 음식쓰레기도 줄어들고, 주부들의 일손도 덜어질텐데 음식을 남기고 버리는 우리의 습관은 아직도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
우리의 음식이 가짓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밥알 한톨, 국물 한 숟가락 버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음을 상기하면 남기고 버리는 오늘날 우리의 식생활 습관은 조상들에게도 면목이 없는 일이라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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