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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프로그램 매물에 울었다
입력2004-05-14 16:39:40
수정
2004.05.14 16:39:40
5,470억 쏟아져… 개인 투매성 매물까지 가세<BR> 베이시스 안정때까지 장세 불안 지속 가능성
이번엔 프로그램 매물에 울었다
5,470억 쏟아져… 개인 투매성 매물까지 가세 베이시스 안정때까지 장세 불안 지속 가능성
급락장 개인 스마트머니 집중 유입
이번엔 프로그램 매물이 서울 증시를 처참히 무너뜨렸다.
14일 주식시장에서는 총 5,47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 영향으로 종합주가지수는 2.74% 급락했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기각 판결을 내리면 주식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날 차익 프로그램 매도 물량은 2,902억원,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은 2,568억원이었다. 양쪽 규모는 비슷하지만 출회 원인은 약간 다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차익 프로그램 매물의 경우, 시장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가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날 시장 베이시스가 장중 마이너스 1.5포인트까지 급락하며 선물 저평가(백워데이션) 현상이 진행되자, 저평가된 선물을 사고 고평가된 현물을 파는 프로그램 차익매도 물량이 대거 출회됐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인덱스 펀드들이 베이시스 차이를 이용해 현물 보유분을 선물로 맞바꾸는 스위칭 전략을 구사하며 무위험 차익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베이시스는 지난 2001년 미국 9ㆍ11 테러 직후의 수준과 맞먹을 정도로 비정상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의욕적으로 선물을 매수해온 개인들이 이틀 연속 장이 하락하자 거의 ‘투매’ 수준으로 매도에 나서며 베이시스 악화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6월물을 8,000계약 이상 순매도했고 외국인 역시 1,500계약 이상 팔며 가담했다.
한편 이날 주가하락의 주범은 차익이 아닌 ‘비차익’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관들이 손절매를 위해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을 내놓은데다, 일부는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을 쏟아내 주가를 밀어낸 뒤, 향후에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을 올릴 심산으로 매매했다는 설명이다.
모 증권사의 인덱스운용팀장은 “차익 프로그램 매도는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함으로써 현ㆍ선물간의 차이를 메우며 지수의 추가적인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는 반면, 선물과 무관한 비차익 매도는 방향성을 노린 의도적인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 10일 정부의 손절매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은 1조원 이상을 순매도해 ‘몸보신에 급급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약 2,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져 향후 추가 발생할 수 있는 차익 프로그램 매물 부담은 덜게 됐다.
그러나 베이시스가 지금과 같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신규로 주식을 빌려서 팔고 선물을 매입하는 매도차익거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수급 상황은 당분간 불안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매도차익거래 잔고는 지난 13일 5,1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낮다는 것은 선물의 미래 가격이 현재보다 더 나쁘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베이시스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시장 불안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입력시간 : 2004-05-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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