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속된 경기불황과 내수침체로 인해 창업 시장도 활황을 띠지는 못했다.
여기에 정부의 대기업 프랜차이즈 신규 출점 제한 등 영업 규제 강화로 인해 시장은 더 움츠러들었다. 창업 수요도 예년보다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새로 문을 여는 점포보다 문을 닫는 점포의 비율이 더 많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두각을 보인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 선전한 창업 업체들은 새로운 아이템보다는 피자전문점, 치킨전문점, 맥주전문점 등 기존 아이템 중에서 차별화에 성공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업체도 눈에 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올해는 창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가 돼서 안정성 위주로 아이템을 선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무리하게 규모를 확장하기 보다는 차별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치킨전문점은 여전히 상종가=치킨전문점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 간식인 치킨을 찾는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양한 콘셉트를 내세운 치킨전문점들이 등장하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치킨카페 프랜차이즈 '소스와꼬꼬'는 여성 고객 맞춤형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소스에 찍어먹는 퐁닭과 소스에 졸인 쫄닭, 오븐에서 구운 꾸닭 등 다양한 메뉴로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입맛을 사로 잡았다.
'야들리애치킨'은 고급 수제 치킨을 강조하면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매장 판매뿐 아니라 각 상권별로 테이크아웃형, 배달형 등 '맞춤형' 점포를 선보이면서 시장 수요를 발빠르게 흡수했다.
닭강정도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닭강정 전문 브랜드 '가마로강정'은 빠른 속도로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다. 이 업체는 작년 4월 오픈 후 10개월 만에 100호점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이탈리아ㆍ터키ㆍ베트남 음식점 인기 치솟아=해외 음식점들도 고급스러운 메뉴와 차별화한 인테리어 등으로 강세를 보였다.
애플틴은 '건강한 나폴리 수제 피자'를 콘셉트로 내세워 미국식 패스트푸드형 피자집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특히 수제 피자 업체 중에서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스타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애플틴은 개그맨 김준현을 모델로 활용해 가맹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쌀국수도 다시 조명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다가 다소 인기가 시들해졌던 베트남쌀국수는 한국인 입맛에 맞게 메뉴를 개선하면서 성장엔진을 다시 켰다.
호아빈이 대표적이다. 호아빈은 자체 개발한 육수와 한약재를 활용한 쌀국수, 월남쌈, 철판요리까지 곁들이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터키 전통 음식인 케밥도 히트 아이템 중 하나다.
바비바비토스트&케밥은 케밥에 들어가는 고기의 식감을 높이고, 천연 재료를 사용해 케밥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바비소스 등 자체 개발한 6종 소스가 케밥의 깊은 맛을 더해줘 단골 고객이 날로 늘고 있다.
국내 피자 시장을 석권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도 탄생했다. MPK그룹의 미스터피자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피자 업계 1위인 미스터피자는 올 3월에 중국 상하이 1호점인 푸저우루점 오픈을 시작으로 4월 말 완다광챵점, 5월에 홍커우롱즈멍점을 개점했으며 이달에 푸동따무즈광챵점을 오픈하기로 하는 등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남동부지방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미스터피자는 수년 내 1,000개 이상의 중국매장을 낼 계획이다.
◇환경정리 탈모 관리 등 서비스업도 눈길=불황에도 불구하고 청소나 탈모 관리 등 서비스업종의 인기도 지속됐다.
친환경 두피관리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인 '닥터스(Dr's)'는 전문가의 상담과 첨단 두피 진단기계를 통해 체계적으로 두피 문제 및 탈모의 원인을 진단하고 유형별 맞춤형 관리를 실시하며 고객몰이에 성공했다.
실내환경 관리업체인 '에코미스트'는 천연재료를 이용해 실내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서비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 가정을 비롯해 기업 입주빌딩과 관공서, 학교, 병원 등 거래처가 다양하다.
올 상반기에는 황사 피해로 인해 수요가 크게 늘었다.
친환경 사업이기 때문에 장래성이 높다.
이기현 대표는 "새집증후군, 실내 부유세균 등 주거 환경을 위협하는 유해 물질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일반 가정은 물론이고 점포나 사무실, 어린이집, 유치원을 중심으로 실내 환경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