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벤처기업 상품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7번째 홈쇼핑 업체 설립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인 홈앤쇼핑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홈쇼핑 추가 개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7홈쇼핑 개설이 재부각되자 시중에서는 "유통시장에 관심이 많은 NHN이나 농협 등이 자금 투자에 나설 수 있다"거나 "몇몇 대기업이 벤처기업협회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문제는 국내 유통시장 안팎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제7 홈쇼핑 설립이 사실화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이다. 6개 홈쇼핑 기업과 10개 독립형 T커머스 사업자, 유사 TV홈쇼핑 등으로 홈쇼핑 시장이 가득한 상황에서 추가로 홈쇼핑 회사가 설립될 경우 과다경쟁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홈쇼핑 채널은 총 6개로 홈쇼핑 계열 5곳과 비홈쇼핑 5개사 등이 2005년 상품판매형 전용 데이타방송인 T커머스 사업자로 선정됐다. 특히 중소기업 제품 판매 비율이 80% 이상인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홈앤쇼핑'이 운영 중이라 신규 설립이 검토 중인 홈쇼핑이 상품이나 서비스 등 측면에서 앞으로 어떤 차별성을 가질지도 의문이란 지적이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한 국가에 16개 홈쇼핑 관련 채널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며 "이미 채널이 넘치는 데 홈쇼핑 회사를 또 하나 만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7 홈쇼핑 설립 목적이 벤처기업 제품 판로 확대라고 하는데 벤처와 중소기업 상품의 차이가 있느냐"며 "업계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무조건 7번째 홈쇼핑 회사를 만든다는 건 말 그대로 탁상행정이 빚은 어처구니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홈쇼핑 관계자는 "홈앤쇼핑은 물론 다른 홈쇼핑 기업들도 규제에 따라 전체 판매품목 가운데 60%를 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우고 있다"며 "규제도 하고, 새로운 홈쇼핑 기업 설립까지 한다는 건 이제 성장세를 타고 있는 홈쇼핑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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