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3대 축이었던 전자ㆍ화학ㆍ통신 사업 가운데 전자 계열의 이익 기여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LG화학의 실적호조에 힘입어 화학 계열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LG그룹의 이익 포트폴리오가 변하고 있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LG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올해 2ㆍ4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전체 영업이익은 2조596억원으로 지난 1ㆍ4분기에 비해 24.7%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6.7% 줄었다.
이는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실적악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 LG전자의 2ㆍ4분기 영업이익은 1,262억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89.9%, 전 분기 대비 73.8% 급감했다.
이 때문에 그룹의 3대 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전자 계열(LG전자ㆍLG디스플레이ㆍLG이노텍)의 영업이익 기여도 역시 1년 전에 비해 2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지난해 2ㆍ4분기 65.4%에서 올해 2ㆍ4분기 45.6%까지 하락한 것.
이와 대조적으로 화학 계열(LG화학ㆍLG생명과학ㆍLG생활건강ㆍLG하우시스)의 영업이익 비중은 과거 20%대에서 전자 계열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2ㆍ4분기 29.6%에서 올해 2ㆍ4분기 46%까지 높아졌다. LG생명과학 등 다른 화학 계열사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8,279억원)을 달성한 데 힘입은 것이다.
LG그룹 통신 3사가 합병한 LG유플러스는 합병 효과의 영향으로 실적 및 그룹 내 이익 기여도에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 2ㆍ4분기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376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ㆍ4분기에는 합병 효과 및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5,827억원으로 급증했고 2ㆍ4분기는 증가한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으로 973억원으로 내려갔다. 이 때문에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2ㆍ4분기 1.5%에서 올해 1ㆍ4분기 21.3%로, 올해 2ㆍ4분기 다시 4.7%로 급등락했다.
일단 LG그룹 내에서 이 같은 구도 변화는 추세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LG전자의 실적이 2ㆍ4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개선되겠지만 LG화학이 석유화학 부문에서 꾸준히 이익을 내는 동시에 대형 2차전지 및 유리기판 등 신사업에서도 실적이 발생하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그룹 차원에서도 전자 계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보다는 화학ㆍ통신 등 나머지 사업의 비중을 높여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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