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로를 느끼면 간 영양제를 섭취하거나 술을 끊고 잠을 많이 자는 등 나름대로 생활습관 속 관리를 한다.
간에 염증이 생겨 피로를 느끼게 하는 간염은 가장 큰 증상이 '피로감'인 만큼 생활 속에서 알아차리기 어려운 질병이기도 하다. 간염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형과 B형∙C형으로 나뉜다. A형과 B형은 예방백신이 있는 반면 최근 발생이 늘고 있는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앤젤리나 졸리를 비롯해 유명인들이 발병했다는 소식이 이어지며 널리 알려진 C형 간염의 가장 큰 위험성은 간암으로의 진행이다.
C형 간염은 북미와 유럽에서는 발병률이 높고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927명이던 C형 간염 환자 수는 2009년 6,407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C형 간염은 바이러스(HCV)가 체내 혈액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키는 일종의 전염 질환으로 만성화되지 않는 A형 간염 또는 만성화율이 5~10%에 불과한 B형 간염과 달리 발병했다 하면 거의 대부분(75~80%) 만성화하기 때문에 간경화∙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간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C형 간염이 만성화되면 20~30%는 간경화로 진행되고 간경화환자 중 1~4%는 매년 간암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국내 간암환자의 15~20%는 C형 간염이 원인이 돼 발병됐을 정도로 간암의 주원인이다.
또한 C형 간염은 A형∙B형 간염과 달리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모양을 바꾸는 '변장 바이러스'로 예방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혈액을 통해 전이되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 원인과 경로를 잠재 환자 스스로 파악하고 조심해야 한다. C형 간염에 감염될 수 있는 주요 경로로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감별해 내지 못했던 시기인 1992년 이전의 수혈 경험, 소독되지 않는 주사기 재사용, 멸균되지 않은 문신, 피어싱 또는 침술 등과 같이 다른 사람의 혈액과 섞일 가능성이 있는 경우다.
C형 간염 백신에 대한 연구는 진행 중이나 아직 제품화되어 있지는 않은 만큼 발생 원인이나 감염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문신 또는 피어싱 기구 및 주삿바늘의 공동사용을 금해야 한다. 또한 전문의들은 출혈을 유발하는 성 접촉을 피하고 환자의 면도기∙칫솔∙손톱깎이는 따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방이 안 되는 C형 간염이지만 다행히 치료율은 좋은 편이다.
만성 C형 간염 치료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 또는 박멸해 합병증을 예방하고 간경화∙간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하는 것으로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현재 표준치료는 페그인터페론(피하주사) 주 1회와 리바비린(먹는 약)의 병용 요법으로 바이러스 유전자 유형에 따라 치료 성공률이 다르지만 80%까지의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대한간학회의 한 관계자는 "C형 감염 환자는 금주와 금연이 필수이며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및 생약제 등의 복용은 피해야 한다"며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간경변증 및 간암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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