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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임란 때 일본 수입? NO
입력2009-02-18 20:40:15
수정
2009.02.18 20:40:15
고추가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들여왔다는 통설과는 달리, 그 보다 훨씬 전부터 존재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고추는 임란 전부터 식용으로 쓰였고 고추장이 조선 세종과 세조 때에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문헌기록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추의 유래를 둘러싼 학계에서 논란이 있을 전망이다.
18일 한국식품연구원의 권대영 박사팀과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정경란 책임연구원은 연구원이 발간하는 계간 ‘한맛ㆍ한얼’에 게재한 고추의 전래에 대한 연구에서 통설인 ‘일본 전래설’을 고문헌과 생물학적 분석을 토대로 정면 부인했다.
권 박사팀은 “일본 전래설의 핵심은 콜럼부스가 중앙아메리카에서 ‘아히’(aji)라는 고추를 유럽으로 가져간 뒤 일본을 통해 들어와 우리나라를 거쳐 중국, 인도로 다시 전파됐다는 것이나 ‘아히’는 생물학적, 농경사학적 분석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 고유의 고추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대영백과사전에도 고추의 원산지로 중앙아메리카 외에 중국,인도도 기록되고 있고, 아시아 대륙, 특히 중국에 수 천년 전부터 고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고문헌 기록이 다량 존재한다는 게 권 박사팀의 연구 결과다.
국내 고문헌에도 임진왜란 이전에 고추의 존재를 알려주는 문헌이 다수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임란 100여년 전 문헌인 조선 성종 18년(1487년)의 구급간이방(救急簡易方)과 중종 22년(1527년) 발간된 훈몽자회(訓蒙字會)를 꼽았다. 구급간이방에는 한자 초(椒)에 한글로 ‘고쵸’라는 설명이 매우 선명하게 나오고 훈몽자회 역시 ‘고쵸’를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역사학계 등에서 ‘椒’를 고추가 아닌 천초(산초) 등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고쵸’라는 설명이 붙어있다”고 주장했다.
고추장 역시 조선 세종 15년(1433년) 발간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과 세조 6년(1460년)의 식료찬요(食療纂要)에 ‘초장’(椒醬)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고 권 박사팀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1670년대 문헌에 ‘순창 고추장(淳昌椒醬)이 전국에 유명하다'는 표현이 나오는 것으로 봤을 때 향약집성방과 식료찬요의 초장(椒醬)은 고추장임이 분명하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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