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지난 9일부터 자사의 동영상서비스인 '다음TV팟'의 방송을 개편하고 BJ들에 대해 '현금후원제'를 도입한 이후 불과 이틀만에 하루 평균 방송진행자수가 개편 전 대비 50%가량 늘었다. 현금후원제란 BJ에게 시청자들이 각자 100만원에 상당하는 일종의 사이버화폐인 '캐쉬'를 지급할 수 있는 제도인데 BJ는 후원받은 캐쉬의 75~90%를 자신의 몫으로 받고 나머지는 다음카카오측이 일종의 수수료로 떼어가는 구조로 운영된다.
현금후원제도 도입의 진의는 BJ를 대거 끌어와 아프리카TV와 정면 승부를 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는 게 인터넷방송업계의 평가다. 아프리카TV는 일찌감치 현금후원제와 비슷한 제도인 '별풍선'제도를 도입하며 인재들을 끌어 모았는데 그 덕분에 하루 수백만원씩에 상당하는 별풍선을 받으며 억대 연봉자 못지 않은 인기 BJ들도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TV의 BJ가 받는 1개당 100원인 별풍선중 자신의 몫으로 챙기는 비율은 약 55~63%(60~70원) 정도. 따라서 단순히 개인 수익비율만 본다면 다음카카오의 현금후원제가 BJ지망생들에겐 한층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다만 초기에는 아프리카TV 출신 BJ들이 다음TV팟으로 이적할 가능성을 점치기 쉽지 않다. 아프리카TV는 이미 하루 최대 350여만명에 이르는 방문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인기도를 확보한 BJ들이라면 후발주자인 다음TV팟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수입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카카오의 이번 도전으로 당장 두 회사가 서로 BJ 빼앗기 식 제 살 깎아먹기를 하기보다는 신인들의 등용문이 넓어져 BJ 저변이 확대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해당 업계의 평가다. 아프리카TV 관계자도 다음카카오측의 이번 방송 개편에 대해 "콘텐츠 제공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철학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다음카카오 측은 "카카오톡의 TV와 연동하는 문제는 아직 검토 중이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별풍선이나 현금후원제가 오용되면 자칫 BJ들로 하여금 수익을 위해 저질, 선정성 방송의 늪으로 빠뜨리는 악영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