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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원짜리 다리미 수입원가는 3만원대

공정위 조사… FTA 체결 불구 독과점으로 마진 130% 챙겨

3만6,600원에 유럽에서 수입된 전기다리미가 국내에서는 9만2,430원에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격이 수입 원가보다 2배 이상 부풀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통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대형 마트 판매가격조차도 백화점과 가격이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15일부터 한 달간 백화점과 대형 마트, 전문점,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 전기다리미 41개 제품에 대한 소비자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미,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도 수입 품목의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공정위가 소비자원에 의뢰해 실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수입업체는 3만6,600원에 전기다리미를 수입한 후 5만4,103원에 중간상인이나 소매업체에 판매하고, 소매업체는 소비자에게 8만4,027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소비자가격은 9만2,430원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수입 전기다리미의 평균 유통수익률은 13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인 41개 제품 가운데 100~150%의 유통수익률을 내는 제품이 22개로 절반을 넘었다. 소비자원의 한 관계자는 "대형 마트나 전문점은 수입업체로부터 직접 제품을 공급 받아 유통단계가 2단계에 불과했지만 가격은 중간상인을 낀 백화점과 같거나 비슷했다"며 "전기다리미 수입업체 시장의 독과점 구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브랜드 테팔과 독일 브랜드 로벤타 제품은 세브코리아가, 네덜란드 브랜드 필립스 제품은 필립스전자가 독점 수입하고 있다.



그나마 오픈마켓 판매가격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비교적 저렴했지만 전기다리미의 판매점별 판매 비중에서 오픈마켓의 비중은 5~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오픈마켓은 가격 수준이 다른 판매점에 비해 가장 싸고 AS도 제대로 제공되는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들은 오픈마켓을 통한 구매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프라이팬ㆍ위스키 등 FTA 관세 인하보다 가격 하락이 미미한 품목들을 대상으로 가격정보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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