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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금 없지만 흐뭇한 성적표
입력2004-08-23 05:09:36
수정
2004.08.23 05:09:36
'금메달이 없어도 만족한다.' 한국 사격이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모두 3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대했던 금메달을 얻지 못했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성공작임에 틀림없다.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최소 금메달 1개를 획득해 한국의 세계 '톱 10' 복귀에일조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갑순(10m공기소총)과 이은철(소구경복사)이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금빛 총성을 울려보지 못한 사격은 아테네에서 12년 묵은 노골드의 한을 풀 것으로 확신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만점 총잡이' 서선화, 조은영(이상 울진군청), '겂없는 10대'천민호(경북체고) 등 남녀 10m소총에서 세계적 명사수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여자 공기소총의 서선화는 2002년 시드니월드컵 본선에서 400점 만점 과녁을 명중시키며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숱하게 만점을 쏜 주인공이고 조은영도 올 대표선발전에서 잇따라 퍼펙트 총성을 울려 사격계를 들뜨게 한장본인이어서 여자 10m소총에 걸린 대회 첫 금메달은 한국의 몫인 듯 했다.
천민호도 아테네 프레올림픽(아테네월드컵) 본선에서 599점을 쏴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하더니 밀라노월드컵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기대를 부풀렸던 미완의 대기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집중력이 좋다는 서선화도 강심장이라는 조은영도크게 흔들려 결선조차 오르지 못했고 천민호도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현장에서는 이들이 언론과 주위의 엄청난 기대에 짓눌려 경기를 망쳤다는 말이돌았고 사격대표팀은 말그대로 초상집이었다.
침체됐던 분위기를 되살린 주인공은 육군 중사 이보나(상무).
이보나는 16일 열린 여자 트랩에서 한국에 올림픽 클레이 종목 첫 메달(동메달)을 안기더니 18일 자신의 주종목인 더블트랩에서도 맹활약하며 너무나도 아쉬운 은메달을 보탠 것.
한국을 일약 클레이 강국으로 도약시킨 이보나 자신도 무명을 털고 졸지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 와중에 '불굴의 총잡이' 진종오(KT)도 본선을 1위로 통과한 50m권총에서 결선 도중 1번의 격발 실수로 아쉬웠지만 값진 은메달을 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후 더 이상의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이보나와 진종오의 메달은 취약 종목이던 클레이와 권총에서 각각 얻은 것이어서 한국 사격의 위상을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또 사격에 입문하고 싶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는 한국발 낭보가 대표팀에 전해졌는가 하면 국내에서 응원했던 사격인들은 메달수로만 보면 역대 최고라며 아낌없는박수를 보내줬다.
변경수 대표팀 감독은 "애국가를 울리지 못해 죄송하고 모두 내 잘못"이라며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짚어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베이징올림픽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비록 금을 캐지 못했어도 짭짤한 성과를 거둔 한국사격이 변 감독의 말처럼 이번 대회가 준 교훈을 스승삼아 기량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면 4년 뒤에는 반드시 노골드의 한을 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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