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재 지분 추가매입 안할수도" 메리츠 '소액투자자 주식공개매수'등 28일 이사회서 논의"한화와 무리한 인수 경쟁땐 실익없다" 판단장기적으론 2대주주 유지 방안 등도 검토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메리츠금융그룹이 제일화재 지분의 '장내' 추가 매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한화그룹과 장내에서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는 것은 실익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최대주주 변경승인을 받게 되는 한달가량 뒤에 소액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공개매수에 나서는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다. 또 주식공개매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청약률이 저조해 최대주주 지분 확보에 실패할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기존 지분을 매각하거나 제일화재 2대주주로 남아 있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의 기업가치를 희생해가면서 무리하게 장내에서 제일화재 지분 매입 경쟁을 지속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적극적인 주식 매입에 정면 대응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주식공개매수를 추진하거나 보유 지분을 처분하거나 제일화재 2대주주(지분 11.4%)로 남아 있는 방안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제일화재 인수 경쟁이 한화그룹과의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경우 제일화재 주가만 올라가고 결국 메리츠금융그룹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며 "이사회가 주주가치를 고려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소액투자자의 주식공개매수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보유 지분 매각 ▦제일화재 2대주주로 남는 방안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이사회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화재 이사진은 현재 장내에서 무리하게 지분경쟁을 지속하는 것은 ▦제일화재 주가상승에 따른 인수비용 부담 증가 ▦한화그룹과의 갈등 심화 ▦주주가치 하락 등의 이유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금융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적정 가치를 웃도는 가격에 제일화재를 인수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무엇보다 주주가치를 손상하지 않는 관점에서 문제를 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장내에서 무리한 지분 매입 경쟁에 나서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주식공개매수를 제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메리츠금융이 제일화재 주식의 장내 매수 중단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수비용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때문이다. 메리츠금융과 한진중공업 계열사들은 현재 11.4%의 제일화재 지분을 확보한 만큼 KB자산운용(6.5%), 그린화재(2.7%) 등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인다고 해도 제일화재 경영권을 인수하려면 30%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지난 25일 현재 제일화재의 시가총액은 4,444억원에 달한다. 30%의 지분을 인수하려면 1,33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메리츠금융이 김영혜 제일화재 이사회 의장의 지분(20.6%) 매입 금액으로 제시한 860억원보다 500억원가량 많은 것이다. 메리츠금융이 한화그룹과의 장내 지분경쟁을 지속할 경우 제일화재 주가상승으로 인수비용은 더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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