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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컴퓨터까지 '몰락' PC산업 벼랑끝에 섰다
입력2005-05-18 20:58:10
수정
2005.05.18 20:58:10
법정관리 신청…"암흑기 오나" 업계 초긴장
국내 정보기술(IT) 산업 부흥의 근간을 이뤘던 PC산업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4월 대표적인 중견 PC업체인 현주컴퓨터의 최종 부도에 이어 국내 2위 PC업체인 TG삼보컴퓨터마저 무너져 충격을 던지고 있다.
‘맨손의 벤처 신화’를 이뤄내며 지난 25년간 국내 PC산업을 선도해온 삼보컴퓨터가 몰락함에 따라 중견ㆍ중소업체는 물론 삼성ㆍLG전자 등 대기업도 더 이상 마음을 놓을 수 없는 ‘PC시장의 암흑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18일 급격한 해외매출 감소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보컴퓨터는 89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지 16년 만에 증시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삼보컴퓨터는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던 주문자설계생산(ODM) 방식의 해외수출이 대만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급감한 것이 법정관리 신청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높은 자체 브랜드 사업과 국내영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해왔으나 ODM사업의 과다한 고정비용과 유휴자산 부담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삼보컴퓨터는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초저가형 ‘에버라텍’ 노트북컴퓨터 등으로 국내 영업에 집중하고 해외사업을 대거 정리하면 법정관리 이후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삼보컴퓨터의 몰락이 PC산업의 전반적인 사양화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결과라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PC산업은 한때 첨단 IT의 총아로 부상했었지만 2000년대 들어 단순조립생산산업으로 전락했다. 낮아진 진입장벽은 업체들의 제살깎기식 저가경쟁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브랜드 파워를 갖춘 세계적 PC업체와 중국ㆍ대만 업체들의 저가공세의 틈바구니에서 한국 PC업체들이 설 자리는 없다는 극단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나준호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PC산업의 돌파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중견ㆍ중소업체는 ODM이나 특화된 PC시장을 공략하고 대기업은 세계적 업체들의 영향력이 약한 지역부터 차근차근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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