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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수장 자리에 오른 박성택 회장의 파격적인 소통 행보가 중기업계에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11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직접 각 본부를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고, 비서실 상근 직원 수를 줄이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저녁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한 중동 순방 출장 길에서 돌아온 박 회장은 10일 오전 출근하자마자 본부 별로 업무 보고를 받기로 했다. 이를 위해 회장 집무실 앞에서 기다리던 십 수명의 중기중앙회 간부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라는 박 회장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박 회장은 "내가 직접 각 본부로 찾아가 업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니 해당 임원들은 시간 낭비를 하지 말고 하던 일에 매진하라"고 주문했던 것. 첫날 기획조정실·경영지원실을 관장하는 경영기획본부와 회원지원본부 업무 보고를 시작으로 11일에는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개발 1본부와 2본부로 찾아가 업무를 보고 받았다. 각 본부별로 팀장(3급) 이상 부서장과 본부장이 업무 보고에 참여한 만큼 10여명의 직원들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업무를 보고 받고 궁금한 점은 그 자리에서 물어보는 등 기존의 일방 통행식 업무 보고가 아닌 쌍방향 소통이 됐다는 전언이다. 박 회장은 노란우산공제사업본부와 인력지원본부, 감사실 등 나머지 본부들도 순차적으로 방문해 업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회장 비서실 직원도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김기문 전 회장 시절에는 비서실장과 수행비서 1명, 과장 2명, 직원 등 5명이었지만, 지금은 실장 밑에 수행비서 1명과 대리급 1명, 직원 1명 등 4명으로 단출해졌다. 특히 일을 가장 많이 하는 직급인 과장급 자리를 없애 실무 부서에 투입하도록 함으로써 의전보다는 실질적인 업무를 맡도록 조정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의 파격 행보 가운데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중기중앙회장이 해외 출장 때마다 사용했던 퍼스트 클래스 대신 비즈니스 클래스를 사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점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다녀온 박 회장은 첫 임원 회의에서 앞으로는 해외 출장을 갈 때는 퍼스트 클래스가 아닌 비즈니스 클래스를 사용할 테니 엄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출장이 잦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기준으로 할 경우 퍼스트 클래스(1,200만원)와 비즈니스 클래스(700만원)의 가격 차이는 무려 500만원에 달한다. 그 동안 회장 출장 비용은 모두 중앙회 예산에서 처리됐던 만큼 비즈니스 클래스로 조정하면 예산이 상당 부분 절감될 것으로 중앙회는 보고 있다. 이 같은 파격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일하는 중앙회, 투명한 중앙회를 만들어 중앙회 운영의 선진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수 차례 밝혀왔던 만큼 자신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중앙회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박 회장은 이날 한정화 중기청장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민관 협력으로 중소업계 현안을 잘 풀어가자며 향후 긴밀한 협력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행보에 발맞춰 중기중앙회는 최근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제도혁신추진단'을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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