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총 시즌의 최대 화두로 부각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최대주주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은 외국인들이 최대주주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한 상태여서, 최근의 칼 아이칸-KT&G 사태와 같은 위험 요인이 잠재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관리종목 등을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604개 상장회사 가운데 올들어 70개사의 최대주주가 지분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성용하이메탈은 17.70%포인트, 현대오토넷이 12.03%포인트씩 최대주주 지분이 증가하는 등 전체 상장사들의 최대주주 지분율은 2월16일 현재 39.7%로 지난해 말 대비 0.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중 외국인 지분율은 19.5%에서 18.7%로 0.8%포인트 감소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총시즌을 앞두고 아이칸의 KT&G 경영권 위협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자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최대주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지분이 최대주주보다 높은 기업은 여전히 상당수에 달한다. 16일 현재 외국인이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보다 높은 지분을 확보한 기업은 총 58개사. 지분 차이가 가장 큰 기업은 신한금융지주로 외국인이 58.27%의 지분을 보유한 반면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지분율은 6.54%에 불과하다. 현대산업개발도 외국인(66.81%)과 최대주주인 정몽규 회장(16.89%)의 지분 차이가 49.92%포인트에 달했다. 이밖에 부산은행(46.50%포인트), KT&G(44.93%포인트), SK(38.54%포인트), 대림산업(37.96%포인트), 대신증권(29.24%포인트), 삼성화재(27.07%포인트), 삼성전자(26.88%포인트), 제일기획(26.56%포인트) 등이 외국인과 최대주주 지분 차이가 큰 기업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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