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 코리아 브레이크가 없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는 건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ODI)는 증가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거점기지 확보 차원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거꾸로 국내에서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부 집계에 의하면 지난 68년부터 올 6월까지 해외로 둥지를 옮긴 기업은 총 3만4,628개로 집계되고 있다. 금액으로는 935억달러(신고금액 기준)에 이른다. 이 가운데 건설업ㆍ광업 등 수주 성격이 강한 기업의 해외이전을 제외해도 200만여개의 일자리기 상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탈한국 행렬이 근래 들어 부쩍 늘고 있다는 점. 68년부터 2005년까지 해외로 간 기업은 3만1,994업체. 이 가운데 2000~2006년에만 58%에 해당하는 1만8,858개 기업이 한국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2,552건의 해외투자가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133건)보다 많다. 신고금액 기준으로는 올 상반기에 70억달러가 빠져나갔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간(38억달러)보다 1.8배 많은 규모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팀 책임위원은 “기업의 글로벌화는 현 상황에서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재 우리 기업의 탈한국은 이로 보기 힘든 부분이 적지않다”고 현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