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구글과 애플과의 전쟁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으로 확대됐다. 구글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온라인 음악 서비스인 '구글 뮤직'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구글 뮤직에는 EMI, 유니버설, 소니와 같은 대형 음반사 외에 1,000여 개의 인디 음반사가 참여했으며 약 1,300만 곡이 서비스된다. 각 곡의 가격은 1달러 내외이며 구글은 음원 수익의 30%를 가져간다. 현재는 미국내에서만 이용 가능하며 향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구글이 온라인 음악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배경에는 차별화된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구글 뮤직은 기존 구글 서비스와 직접 연동 된다. 각 개인은 최대 2만 곡을 클라우드 서버에 무료로 저장해 안드로이드폰이나 구글TV,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에서 끊김없이 즐길 수 있는 '엔스크린'을 구현한 것. 또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구글 플러스와의 연동을 통해 지인들과 스트리밍 형태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해 활용폭을 넓혔다. 이용자들이 직접 음원을 선보일 수 있게 한 '개방(open)' 기조도 특징이다. 자신의 곡을 업로드 하고 싶은 사람은 25달러만 내면 자체적으로 음원을 올릴 수 있다. 업로드 곡 수는 무제한이며 프로필이나 해당 곡의 가격 등도 각자 설정가능하다. 유투브와도 자연스레 연계할 수 있게 해 음원의 홍보 창구도 다양화 했다. 이외에도 구글은 롤링 스톤즈의 미공개 음원을 독점적으로 공개하거나 펄잼의 콘서트 음원을 무료로 제공해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방침이다.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5월 처음 선보였던 뮤직 베타 서비스가 이제는 구글 뮤직으로 진화했다"며 "구글 뮤직은 음악을 구매하고 공유하는 가장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뮤직 출시로 미국 음원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애플과 구글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튠즈를 통해 2,000만 곡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미국내 음원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음원 관련 수익만 63억 달러에 달하는 등 경쟁 서비스 업체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글이 높은 보급률을 자랑하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기반으로 갖가지 연계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애플의 독점 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조사기관 NPD의 크룹닉 연구원은 "안드로이드 기기와 유투브 및 구글 검색 엔진 이용자들을 모두 고려한다면 구글 뮤직은 음악 산업 역사상 매우 중요한 선언"이라고 밝히며 구글 뮤직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외에도 미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의 14%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며 매달 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중인 스포티파이(spotify) 또한 긴장하는 모양새다. 다만 애플의 벽을 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레이 발데스는 "구글은 특정 업체가 장악한 온라인 음악 시장에 너무 늦게 뛰어들었다"며 "현재 디지털 음악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오범의 마크 리틀 또한 "애플이나 아마존은 호락호락한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점유율을 빼앗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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