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2%가 승패를 갈랐다.’ 2일 현대상선 주총이 마무리된 후 참석자들 입에서 터져나온 탄성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초 표대결까지 자신했던 현대상선 측은 예상과 달리 현대백화점 그룹마저 반기를 들고 나오자 결국 백기투항하고 말았다. 현대상선 경영진은 2시간에 걸쳐 정관 변경을 놓고 소액주주과 팽팽한 입씨름을 벌였지만 현대백화점 대리인이 “정관 변경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자 표결 시도조차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노정익 사장이 현대백화점 측의 발언 직후 씁쓸한 표정으로 종회를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재계에서는 양측의 경영권 분쟁에서 줄곧 중립입장을 표명해온 현대백화점 그룹이 노골적으로 범현대가 편들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앞으로 미칠 파장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대해상화재와 현대산업개발 등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적통성 논란 등을 감안할 때 범현대가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인 발언과 의사진행 제안을 내세워 ‘막강한 힘(?)’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이들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발행요건 변경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를 들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한 소액주주는 “현대중공업ㆍKCC 등도 비슷하게 정관을 개정해놓고 현대상선에 대해서만 반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현대중공업이 하면 로맨스고 현대상선이 하면 불륜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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