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天地將法 凡此五者 將莫不聞 知之者勝 不知者不勝(도천지장법 범차오자 장막불문 지지자승 부지자불승). ‘지도자의 능력, 기상조건, 지형조건, 장군의 능력, 법제도 등의 다섯 가지는 장군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나 이를 확실히 아는 자는 승리하고 모르는 자는 패배할 것이다.’ 시계(始計)편에 보이는 구절이다.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알고 있느냐, 더 나아가 실천하느냐에 따라 싸움의 승패가 판가름 나게 돼 있다. 인생도 연습이 없듯이 전쟁도 연습이란 게 없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한 번만 더 치면 잘 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수없이 갖게 되지만 인생과 닮은 골프 역시 일단 실행에 옮긴 이상 되돌릴 수 없다. 골프에서 실수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거나 알고도 볼 앞에 서서 실천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온다. 어느 정도 구력이 쌓이면 대부분의 골퍼들은 드라이버 샷 거리 내는 방법, 슬라이스를 줄이는 방법, 칩 샷을 깃대 가까이 붙이는 방법, 퍼팅 거리 조절 등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모르는 것 없이 다 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제대로 아는 것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알고 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 ‘초보 골퍼’에게 이론과 실제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도 금방 벽에 부딛히고 말 것이다. 옛날 조나라 장수 조괄은 명장인 조사의 아들로서 재주가 비상하고 아버지보다 지식이 훨씬 풍부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조정에 자신의 아들을 장수로 임명치 말라고 간청했다. “귀로 듣고 책으로 본 것만 가지고 다 아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일을 그르치기 쉽다”고 믿었기 때문이라 한다. 단지 알고 있으나 자신의 몸에 대입시켜 실제 상황에서 그대로 실행하지 못한다면 온전한 지식이라 할 수 없다. 원리와 이론을 잘 이해하고 충분한 연습을 통해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할 때 오랫동안 좋은 스윙과 스코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응렬 SBS골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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