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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금 亞로 밀물… 증시 유동성 랠리 기대감 커져

유동성 기대감 불구 거품우려 부각되며 비실

외환은행 직원들이 5일 서울 명동에 있는 딜링룸에서 코스피지수가 소폭 하락한 채로 마감되자 모니터를 보며 시황을 체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6,000억달러에 달하는 2차 양적 완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을 등에 업은 외국인들이 순매수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유동성 효과에 의한 추세 상승에는 공감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4포인트(0.18%) 내린 1.938.9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5거래일만에 처음이다. 미국 증시 급등 소식으로 장 시작과 함께 20포인트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이후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상승폭이 줄어들었고 장 마감 무렵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이틀간 상승했던 코스닥도 이날 2.87포인트(0.54%) 떨어진 528.66으로 거래를 마쳤다. 당초 전문가들은 FOMC의 양적 완화 발표 이후 증시가 상승추세를 탈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전해진 벤 버냉키의 “미국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높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라는 발언과 감세정책 연장,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 등 호재가 겹치면서 강한 흐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글로벌 유동성을 등에 업은 외국인들이 강한 매수세를 이어가며 증시가 상승추세를 이어가는 것 아이냐는 기대감을 확산시켰다. 외국인들은 7,919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지난 10월6일(8,519억원)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강한 매수세를 기록했다. 전일(3,261억원)까지 포함하면 FOMC 발표 이후 이틀동안 1조1,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그럼에도 시장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은 것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을 희석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1,882포인트에 그쳤던 코스피지수는 연일 상승세를 타며 전날 1,942까지 오르며 3.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싱가포르(2.6%), 대만(1.8%), 말레이시아(0.1%), 인도네시아(-0.2%)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상승률이다. 이처럼 주가가 단기간에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뛰면서 ‘거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950선에 육박하기 시작하면서 쏟아지기 시작한 펀드 환매물량은 지수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신사의 매도 물량이 FOMC 발표 이후 무려 6,000억원에 까깝게 나왔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나라 증시가 단기간 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기에 FOMC 이후 펀드 환매물량이 늘어난 것과 최근의 개인 매도 강화 등이 주가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까지 장이 오른 것은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지만 사실 너무 오른 상태로 어느 정도 ‘과열’된 점이 없지 않다”며 “하지만 단기 급등에 대한 차익실현과 펀드환매에 대한 욕구 확산, 자문사형 랩어카운트의 포트폴리오 조정 가능성 등이 유동성 기대를 희석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FOMC의 양적 완화 이후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양적 완화가 유동성의 이동을 유발하고 결국 수익성을 쫓아 저평가돼 있지만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로 들어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은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원화가치의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달러화 외 투자자산에 대한 배팅 가능성을 한층 높인 상태”라며 “안도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양적완화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고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 추진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라며 “공격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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