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새롬기술을 모두 팔면 포스코를 살 수 있을까.”
지난 2000년 3월, 인터넷 열풍 속에 7개월 만에 주가가 145배나 치솟은 새롬기술의 시가총액이 포스코를 뛰어넘자 한 애널리스트가 쓴 리포트의 제목이다. 새롬기술은 당시 벤처기업이라는 시대적 혁신 아이콘으로 무장해 주가가 폭등했다. 하지만 그 끝은 좋지 못했다. 안정적 수익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 투자자의 관심은 7일 23시30분(한국시간 기준)으로 예정된 트위터(TWTR.US)의 상장에 쏠려 있다. 이미 공모가격을 23~25달러로 올려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25달러로 상장이 결정된다면 트위터의 시가총액은 약 140억달러에 달한다. 만약 시초가가 100% 넘어 형성된다면 시가총액은 280억달러까지 치솟는다.
그런데 지금 미국 시장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을 중심으로 최근 상장된 기업공개(IPO) 기업에 대해 버블 논란이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시장에 신규 상장된 IPO 기업은 190개, 492억달러로 지난해 수준을 훌쩍 넘어버렸다. 지난달에 신규 상장된 기업만 해도 33개 기업, 120억달러 수준으로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런 열기 속에서도 지난해 5월 상장된 지 4개월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났던 페이스북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SNS 기업의 가치 평가는 제조업보다 훨씬 어렵다. 트위터처럼 적자이거나 수익모델에 대한 검증이 아직 진행 중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SNS 기업은 일반적으로 현재 매출액에 대비해 시가총액이 어느 수준인가를 가지고 가치를 가늠하는 경우가 많다. 트위터의 경우에는 주가 25달러를 가정할 때 시가총액/매출액 비율이 11.8배 수준으로 다른 SNS 기업인 페이스북(11.4배), 링크드인(12.4배)과 비교할 때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어떤 수익모델로 얼마나 수익을 창출하는가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했던 마이크로소프트ㆍ애플ㆍ구글도 초기에는 높은 수준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보였다. 그러나 안정적인 수익모델이 만들어지면서 수익성이 보강돼 확고한 우량주로 자리 잡았다. 2004년 상장한 후 10년이 안돼서 10배 이상 상승한 구글을 보더라도 상장 직후 PER 52배 수준으로, 최근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PER 29배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결국 수익성 확보가 답인 것이다.
최근 상장된 SNS 기업들의 PER를 보면 링크드인이 745배, 페이스북이 119배 수준이다. 트위터는 적자기업이라서 PER를 계산할 수도 없다. 만약 이들의 미래를 믿는다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 외에도 IPO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FPX.US)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상장된 페이스북ㆍ테슬라모터스 등을 담고 있어 좀 더 안정적인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