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대표기업인 LG화학이 에너지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LG화학은 현대자동차 및 제너럴모터스(GM)사의 자동차용 전지 사업을 잇따라 수주한데다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사업에 진출하는 등 에너지 사업에서 가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사업 부문 역시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로 경기변동에도 안정적 수익을 내면서 업황 변화에 취약한 석유화학업체의 수익 변동성을 줄여주는 안전판 구실을 하고 있다.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김반석(사진) LG화학 부회장은 “올 한해 동안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 수익과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필요할 경우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개발(R&D)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 사업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다. LG화학은 현대ㆍ기아차 하이브리드자동차(HEV)용 전지의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돼 오는 2009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LG화학이 생산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전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는 현재 HEV에 일반화돼 있는 니켈수소전지에 비해 장착공간이 38% 수준, 무게는 4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LG화학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6,500만대 중 HEV는 40만대로 0.6%수준에 불과하지만 고유가와 환경규제 등으로 인해 향후 HEV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HEV용 리튬폴리머전지 시장 규모도 2012년 약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시장에서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 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시스템은 건물 외관에 태양광 발전 모듈을 장착해 전기를 생산, 건축물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발전 시스템이다. LG화학은 송파구 동남권 유통단지 2개 건물에 이 시스템을 적용, 시공하기로 했다. ◇주가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매력적=LG화학은 최근 약세장에서도 주가가 상승흐름을 탔다. 주식시장이 올 들어 최저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3월17일 이후 코스피지수는 약 9%가량 오른 데 반해 LG화학은 같은 기간 5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LG화학이 1ㆍ4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2ㆍ3분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고유가로 인해 HEV용 배터리 사업 부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LG화학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기준 주가이익비율(PER)은 8.8배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여전하다”며 목표주가 13만원과 매수 의견을 밝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ㆍ4분기 증권사 평균예상실적은 매출액 3조5,120억원, 영업이익 3,588억원, 순이익 2,61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 1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HEV용 배터리가 실적에 기여하는 것은 일러야 2011년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맥쿼리증권은 2ㆍ3분기 실적호조가 예상된다며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 13만2,000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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