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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속도를 잡아라"

"정보의 속도를 잡아라" '시장물리학'통해 인터넷시대 기업생존전략 제시 지난해 경제ㆍ경영서로는 드물게 100만부 이상 판매를 올리면서, 출판가를 강타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서두에는 한바탕 쥐 경주 게임이 벌어진다. 안과 밖으로 따로 마련된 경주로. 안쪽에는 가난한 아빠를 상징하듯 쳇바퀴 도는 쥐가, 바깥 쪽으로는 진취적으로 새 길을 개척하는 쥐가 달린다. 당연히 바깥쪽 쥐는 부자 아빠를 상징한다. 믿고 따르는 자는 부자가 될 것이고, 불신자는 영원히 가난의 굴레를 벗을수 없다. 경영 자문 전문가 프랜시스 매키너리와 션 화이트가 쓴 '부의 이동'(신경립 옮김ㆍ허두영 감수ㆍ거름 펴냄) 역시 '구원'의 복음(福音)을 들려준다. 정보의 빅뱅이 벌어지고 있는 현 시대에서 정보 생산기술의 발전속도를 제대로 올라타는 기업은 세계를 석권할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며, 적응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거대한 우주에서 블랙홀에 빠져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일종의 묵시록이기도 하다. 이러한 주장의 중심에는 '무어의 법칙'이 자리잡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은 18개월마다 두 배로 향상된다"는 정보생산력 발전에 관한 법칙이다. 다시 말해 정보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1년 반을 주기로 절반씩 줄어든다는 얘기다. '무어의 법칙'대로라면 기업의 생산비용 중 정보생산에 드는 비용의 비중이 현격하게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기업마다 정보생산 비용의 저하를 활용하는 적응력이 다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여기서 기존의 생산물과 생산방식과 고집한 기업과 새로운 생산물과 생산방식을 선택한 기업의 운명이 엇갈리게 된다. 바로 이 지점이 '블랙홀'이다. 저자들은 블랙홀에 빠져 사라졌거나 지금도 그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기업들로 코닥ㆍ벨 애틀랜틱ㆍ왕 컴퓨터ㆍ컨트롤 데이터ㆍDEC 등 왕년의 세계적 대기업들을 꼽는다. 이에 반해 새롭게 떠오르는 별로 델 컴퓨터ㆍ찰스 슈왑ㆍ월마트ㆍ시스코 시스템스 등을 들고 있다. AT&TㆍIBMㆍ소니 등은 블랙홀에 한 발을 담갔다가 간신히 기사회생한 기업들이다. 정보의 빅뱅 이후 세계 시장에 블랙홀이 형성된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보자. 인터넷의 일반화로 인해 다수의 개인들은 정보를 쉽게 조정할 수 있게 된 게 변화의 시초이다. 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기업의 광고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던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일 수 있게 되자, 기업들은 지금까지의 경영 원칙을 재평가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제 변화한 소비자의 위상에 맞추어 내부 라인을 조정하고 소비자에게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안겨 줄 수 있는 기업과 경영자만이 자신의 부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주장이다. 이처럼 변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칙을 '미래의 부를 결정하는 4가지 철칙'으로 제시한다. ▦값싼 정보는 항상 값비싼 정보를 구축한다 ▦무질서는 항상 증폭된다 ▦수익은 항상 규제가 적은 회사나 시장으로 흘러간다 ▦앞의 3가지 법칙은 항상 동시에, 모든 조직에 적용된다 등이다. 이 책은 무어의 법칙에 열역학법칙, 자유낙하운동, 허블효과, 그레셤의 법칙, 케인스의 일반이론 등을 폭넓게 적용하여 '시장 물리학'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여준다. 그리고는 "정보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노동력이나 자본과 같은 기존의 자원을 정보로 대체해 갈수 있는 기업만이 앞서 나가고 경쟁 우위를 유지할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모두 뒤처지고 실패할 것"이라고 저주를 내린다. 부자 아빠가 될 것인지, 가난한 아빠가 될 것인지. 정보 빅뱅의 소용돌이 속에서 블랙홀에 빠져 사라질 것인지, 정보의 철칙을 받아들여 영생과 복락을 누릴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는 현실. 우리 앞에 펼쳐진 세계는 혼돈 그 자체이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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