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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산업, 빛이 보인다] 자동차 부품 시장서도 성과 잇달아

LG, 전자·통신 노하우 앞세워 연매출 3조6000억 … 삼성·SK 행보도 주목


자동차는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계를 제외한 여타 국내 대기업에서도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왔다.

최근에는 스마트차와 전기차의 대중화 시대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그간 전자·통신 분야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부품시장에서 성과를 착착 내고 있다. 차량용 신소재나 타이어 역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요즘 자동차에 꽂힌 대표적 국내 기업은 단연 LG그룹이다.

갈수록 경쟁력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백색가전, 포화단계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에 직면한 LG는 자동차를 향후 성장의 중심으로 보고 전력투구하고 있다. 스마트차와 전기차는 각각 차량의 전장화(전자장비화), 배터리 기술력이 핵심인 만큼 전자·화학이 주력인 LG는 충분히 미래형 자동차 분야에서 '준비된 강자'라 볼 수 있다.

이미 LG 계열사들은 차 부품 사업에서 연간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LG전자는 현대·기아차 외에 제너럴모터스(GM)·메르세데스벤츠 같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거래를 맺었으며 LG화학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0%가 넘는 점유율로 4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LG이노텍·LG디스플레이·LG하우시스에서 벌이는 차 부품 사업 연매출을 합치면 그룹 전체로 지난해 기준 3조6,000억원이 넘는 규모가 된다는 게 관련 업계 추정이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LG가 그룹 내 차 부품 사업을 하나로 묶을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온다. 장기적으로 독일의 보쉬, 일본 덴소처럼 수십조원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종합 부품회사를 길러낼 수 있다는 기대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LG가 완성차 사업에 뛰어든다는 얘기도 하지만 투자비용이 너무 크고 내부에서도 완성차 업계가 가진 노하우를 체득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과 SK도 차량용 부품 시장에서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 경제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삼성은 구글·애플을 누르고 정보기술(IT) 업계 최다 자동차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는 삼성의 전기차 분야 진출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이탈리아 자동차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왔다. 물론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행보를 자동차 사업 진출과 연결시키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주력하며 BMW와 아우디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전기도 차량용 부품 진출 확대를 위한 사업팀을 신설했다.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SK이노베이션도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SKC도 차량용 필름 사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들은 이밖에도 초경량과 안전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차량용 신소재 개발과 고객사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성과가 기대된다.

포스코는 무게를 기존 대비 30% 넘게 줄일 수 있는 마그네슘 판재가 포르쉐 신차에 적용됐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차량 내장용 소재인 무도장 메탈릭 양산을 시작해 포드 등에 납품하고 있다. 또 효성과 SK케미칼 같은 화학 기업들은 강도는 금속재와 맞먹으면서도 무게는 훨씬 가벼운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개발에 속속 성공하고 차량용 소재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한편으로 완성차 업체와 한몸이라 할 수 있는 타이어 기업들은 펑크가 나도 일정 거리를 달리는 등의 '고성능'과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인 '친환경'을 강조하며 차세대 시장을 선점, 세계 완성차 대기업의 주문을 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독일 3대 명차인 벤츠·BMW·아우디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 포르쉐와 국내 최초로 신차용 타이어 계약을 맺어 슈퍼카 시장 진출을 알렸다. 넥센타이어도 피아트와 폭스바겐·크라이슬러 같은 주요 완성차에서 잇따라 신차용 타이어를 수주했다. 넥센과 금호타이어는 각각 연비 효율 개선과 저소음을 강조한 타이어 신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 두드린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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