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이노베이션 코리아 2014] 싼 셋집 찾아 떠도는 전세난민

서울 도심→수도권 외곽으로

서울 2년새 5000만원 쑥… 근로자 평균 연봉 웃돌아

탈서울 이주자 수요 몰려 인천·경기 전셋값도 급등


서울 송파구 가락동 R아파트(전용 84.92㎡)에 전세로 거주하는 이모(42)씨는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전세 재계약 만료일인 10월을 앞두고 2년 동안 1억원이나 오른 전세금을 마련할 방법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4억원의 전세금도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낮아 겨우 마련할 수 있었다"며 "아이들이 걸리기는 하지만 서울을 떠나 성남이나 용인으로 옮기기 위해 중개업소에 전화를 돌리는 것이 하루 일과"라고 말했다.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곳곳을 떠도는 '전세 난민'이 늘어나고 있다. 전세는 집값이 올라야 유지될 수 있는,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유일무이한 임차 형태다. 하지만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집주인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전세금 상승분으로 메우려고 하는데다 저금리 기조로 월세 전환속도마저 가팔라짐에 따라 전셋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려달라는 전세금 인상 요구에 세입자들은 도심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외곽에서 변두리 지역까지 밀려나는 '전세 도미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써브가 서울 소재 아파트 118만가구를 대상으로 평균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2년 전(2억6,840만원)보다 4,429만원 증가한 3억 1,269만원으로 나타났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평균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송파구로 지난 2012년 3억5,488만원에서 올해 4억3,899만원으로 무려 8,411만원이 올랐다. 그 뒤를 이어 강남구가 7,823만원 오른 5억592만원, 서초구가 7,512만원 뛴 5억4,742만원으로 집계됐다.



고가 대형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는 그렇다 치더라도 마포·동작·중구·종로구 역시 2년 동안 평균 전셋값이 5,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정규직 임금 근로자의 평균 연봉 3,12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세 난민들의 엑소더스로 서울과 인접한 용인·성남·의왕 등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도시들의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전세가격은 1.86% 상승한 반면 매매가격은 0.78%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수도권 전셋값은 서울에서 저렴한 전셋집을 찾는 이주자들이 늘면서 상반기 2.57% 상승했다. 인천은 2.98%, 경기는 2.85% 뛰었다.

정부의 각종 정책이 빚을 내 주택매입을 권장하는 단순 대증요법에 그친다면 전셋값 상승에 따른 주거불안→가정해체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은 "최근 광역 입석 금지에 따라 신도시 외곽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은 정부의 신도시 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며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의 주택매입을 촉진하되 소득분위별 맞춤형 대책을 내놓아야 주택 문제로 인한 세대갈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