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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관계 전반 대변혁 불가피/「노동법 단일안」 시행 그 이후

◎변형근로·정리해고 허용 등 노동시장 유연화/양대노총 선명성 경쟁 쟁의빈발 가능성도노동법 여야 단일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의 고용환경과 산업현장의 노사관계에 엄청난 변화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복수노조 허용, 변형근로시간제, 정리해고제 도입 등은 노사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근로형태 고용시장 등 노동시장 전반에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산업현장에서 가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혁의 바람은 집단적 노사관계에 있어 상급단체에 한해 복수노조를 허용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상급단체의 복수노조 허용은 한국노총(위원장 박인상)이 유일한 합법적 상급단체로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던 지금의 노동계 판도에 엄청난 회오리를 몰고올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12월26일 노동법 기습처리와 관련, 노동계 파업을 주도했던 민주노총(권영길)이 그동안 법외단체에서 합법단체로 인정받아 제도권에 진입함으로써 양대 노총간의 세력확대를 위한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은 당분간 상급단체의 힘겨루기로 혼란스러울 것이며 특히 이 와중에서 시기적으로 임단협과 맞물려 있어 앞으로 노사관계는 안정을 크게 해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노사간 교섭관행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법은 「사용자는 쟁의기간중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명문화함으로써 그동안 노조의 무분별한 쟁의행위에 영향을 주게됐다. 쟁의기간중 임금지급을 목적으로 한 노조의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2년이하의 징역, 2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처벌규정까지 두었기 때문이다. 이는 노사 상호간 교섭력의 균형과 파업손실을 최소화 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생산적 노사관계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노조위원장에게 단체교섭체결권을 부여한 것이나 매년 임금교섭을 해 오던 관행을 단체협약과 같이 2년마다 갱신토록 한 것 등은 노사분규의 장기화 예방과 교섭비용 절감등 노사간 교섭관행에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법개정이 몰고올 또다른 변화는 노동시장의 유연화 차원에서 근로시간, 고용관행이 크게 바뀌는 점을 들 수 있다. 개정법에서는 또 2주 단위 48시간 범위, 1개월 단위 56시간 범위에서 변형근로시간제를 허용, 계절적 수요나 수출 납기 등을 맞추기 위해 짧은 시간내에 집중적인 근무가 필요한 사업주는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 1개월 단위 56시간 범위내에서 변형근로제가 도입되면 근로자가 전주 월화수요일에 12시간씩 하루 근로시간(8시간)보다 4시간씩 더 근무할 경우 다음주에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연휴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일을 집중적으로 하되 연휴 등으로 여가생활이나 직업능력 개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 최근 경기침체와 맞물려 기업마다 명예퇴직, 정리해고 등의 고용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법개정은 종전의 종신고용 개념을 뛰어넘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만 인정되면 정리해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 법제화 발효 시점을 2년 유예했다. 따라서 오는 99년 3월까지는 정리해고의 절차와 요건은 현재와 같이 대법원의 판례에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례가 갈수록 정리해고의 요건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기업주가 정리해고를 해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활동은 재정적으로는 어려워 질 것이 뻔하지만 다른 사회단체와의 연대활동은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조직 선택권이 보장돼 노동기본권이 다소나마 신장되고 노조의 정치활동도 여타 사회단체와 마찬가지로 일반 정치·선거 관련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최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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