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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반년만에 없던일로

한국증권금융 연 5% 대 인터넷전용 소액 주식담보대출<br>증권사 "고객 빼앗긴다" 반발로

지난 3월 한국증권금융이 내놓은 저금리 주식담보대출 상품이 증권사들의 반발로 출시된 지 반년도 안 돼 시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동양 사태와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고객을 위한다면서도 실제로는 자신들의 이익 채우기에 급급한 금융투자업계의 현실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3월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에 연 5% 금리의 인터넷 전용 주식담보대출(e-Share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박 사장은 "개인이 다른 증권사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때보다 금리가 낮다"며 고객들을 위한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증권금융이 고객을 위해 내놓은 상품은 출시된 지 6개월도 안 돼 시장에서 사라졌다. 왜일까. 증권금융보다 고금리에 주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며 들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3월 말 현재 증권금융의 지분구조를 보면 은행사 35.6%, 증권사 34.8%, 증권유관기관 13.9%로 주주인 증권사의 뜻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금융투자협회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고객의 투자등급과 담보 대상 주식, 대출 기간 등에 따라 연 6~15%의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받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10~12%의 고금리를 받고 있으며 키움증권도 7.9~9.5%를 받고 있다. 대형사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증권이 7.2~8.6%의 이자를 받는 것을 비롯해 현대증권ㆍ우리투자증권ㆍ한국투자증권ㆍ대우증권 등 5대 증권사들도 고금리에 대출 장사를 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의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요지부동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3.25%에서 2.5%로 0.75%포인트나 낮췄다. 하지만 금융투자협회에서 각 증권사들의 주식담보대출 금리 적용일자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증권사들이 2011년 말 이후로 금리를 낮추지 않았다.

학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증권사들이 고객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일반 대출보다 위험이 클 수 있기 때문에 고금리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시장의 수요와 공급 논리를 무시하고 낮은 금리의 상품을 몰아내는 것은 투자자들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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