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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달려온 코스닥에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간 상승폭이 컸던 코스닥 및 중소형주들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신용잔고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달 시행되는 가격제한폭 확대는 중소형주에 큰 부담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소형주에 대해 실적 개선 모멘텀을 가진 종목으로 관심을 좁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내외 악재로 지수가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서도 코스닥 및 중소형주 시장은 코스피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고점에서 하락폭을 보더라도 코스피시장은 5.3% 하락한 반면 코스닥 시장은 2.2% 하락에 그쳤다. 그 동안 코스피 보다 코스닥시장 상승폭이 더 컸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진 코스닥 시장에 대한 하락 압력이 증가할 전망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까지 지수가 상승하는 구간에서는 신용잔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지수가 하락 반전 하면 신용잔고는 감소했다"며 "지수가 하락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용잔고의 매물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6월 중순 이후 가격제한폭 확대가 맞물리면 개별 종목 위주의 코스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및 중소형주에 대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소형주에 대한 옥석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실적 개선 등 철저히 펀더멘털 중심으로 종목 선정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한 조정시 이들 종목들에 대해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 대안으로 보고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및 중소형주 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기업들의 개선된 펀더멘털 영향이 컸다"며 "코스닥 시장은 지난 1·4분기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이 70% 이상 증가했고 2·4분기 역시 60% 이상의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또 "중소형주 시장의 개선된 펀더멘털은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종목별 실적을 확인하며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고평가 부담이 있더라도 실적 개선 모멘텀이 있으면 다소 부침이 있더라도 상승 탄력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도주들의 슬림화 차원에서 주가순이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실적 개선 모멘텀을 중심으로 주도주들을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이 최근 한 달간 컨센서스가 상향된 코스닥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녹스(088390), 네오위즈게임즈, SK브로드밴드, 뷰웍스(100120), 한글과컴퓨터(030520), CJ오쇼핑(035760) 등이 영업이익 상승전망에도 불구하고 연초대비 주가등락률이 마이너스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녹스의 경우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이 전년동기대비 694.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연초대비 주가는 -4.41%를 기록했다. 뷰웍스도 23.41% 개선된 2·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되지만 주가는 올해 13.7% 하락했다. 이밖에 한글과컴퓨터(-13.37%)와 CJ오쇼핑(-11.99%) 등도 개선된 영업이익 대비 주가 상승폭이 작았다.
또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다 메르스 여파로 주춤하고 있는 중국 소비 관련주 중에서도 실적 성장 대비 저평가된 중소형 종목들로는 샤오미에 리니어진동모터와 마이크로 스피커를 납품하는 블루콤(033560)과 중국업체에 스마트폰, 차량용 카메라모듈을 납품하는 엠씨넥스 등이 꼽혔다. 이밖에 반도체 테스트 장비 업체인 유니테스트(086390), 중장비 부품 업체 진성티이씨, 중국 내 공장자동화 설비를 공급하는 신흥기계(007820), 한국에서 유일하게 화장품용 알코올을 생산하는 한국알콜(017890)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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