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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생컨퍼런스] KT

아이디어 도용 않기 등 '3不 정책' 펼쳐

지난 5월 KT와 1ㆍ2차 협력사 50곳의 대표ㆍ임원들이 '2012년 벤더코칭 협약 체결식'에서 손을 맞잡고 동반성장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KT

KT 에코노베이션에서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앱을 구동해 보이고 있다. 개발자 지원을 위해 설립한 ‘에코노베이션 센터’는 3만4,00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거쳐갔다. /사진제공=KT


일찌감치 상생 경영의 기치를 내건 KT는 올들어 실질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중소기업과의 협력 강화ㆍ상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고 꾸준히 보완한 결과다.

이석채 KT 회장은 지난 2009년 6월 '정보기술(IT)산업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KT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지 5개월째였던 이 회장은 "중소협력사와 혁신적 상생 및 협력 관계를 구축해 IT산업 고도화ㆍ일자리 창출을 견인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 내건 '개방', '전략적 윈-윈(win-win)', '상생문화 정착'이라는 3대 원칙은 KT 상생 경영 과제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3대 원칙은 2010년 7월 보다 적극적인 동반성장을 위한 '3불(不) 정책'으로 발전했다.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고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으며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게 3불 정책의 핵심이다. KT의 협력사가 KT에 납품해야 할 물량의 증감 여부를 미리 정해 알려주는 '수요예보제'와 중소기업이 KT에 제안한 내용이 다른 업체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비밀유지계약(NDAㆍNon-Disclosure Agreement)' 제도 등이 3불 정책에 따라 도입됐다. 수요예보제의 경우 올해에는 예보 주기를 연단위에서 분기단위로, 예보 내용을 증감비율에서 금액으로 세분화하는 등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어 KT는 올해 상생 정책의 중심으로 ▦협력사와의 공정한 거래구축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 ▦협력사의 시장 개척 지원 ▦미래지향적 동반성장 등을 꼽고 있다.

대표적인 동반성장 사례로는 '벤더코칭(Vendor coaching)' 제도가 있다. KT는 지난 5월 50개 1ㆍ2차 협력사 관계자들과 '2012년 벤더코칭 협정식'을 맺었다. 벤더코칭은 KT와 1ㆍ2차 협력사 간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다.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 대한 품질향상 노하우를 전수하고 KT는 사내의 품질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컨설팅을 제공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다. KT 관계자는 "좀더 정교한 1:1 맞춤형 컨설팅을 위해 KT는 사내 품질 전문 컨설턴트를 협력사 인근지역에서 선발했다"며 "협력사별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가 지난 2008년 시행해 온 이 제도는 올해 대상 협력사가 25곳으로 늘었다. 실제로 KT의 2차 협력사인 아이거텍의 평균 품질 불량률이 53.7%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협력사에 대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서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ㆍ시장 개척을 지원하겠다는 벤더코칭 제도의 취지가 성과를 본 셈이다.

이어 KT는 지난 7월 협력사의 납품장비 규격제정과 성능검사 등을 대폭 생략한 '긴급구매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납품장비의 사양을 시험하는 절차인 BMT(벤치마킹 테스트)를 생략하고 간단한 서류심사 정도만 거쳐 장비를 납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원래대로라면 KT가 요구하는 세부 규격서에 맞춰 납품 장비를 개발하고 개발된 장비의 안정성과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BMT를 실시한 후 품질과 가격 등을 종합평가해 납품사를 선정하는 긴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이 절차들이 생략되면 협력사의 입장에서는 복잡한 과정 없이 납품이 가능해져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으며, KT도 필요한 장비를 신속하게 납품받을 수 있어 서비스나 상품의 조기 출시가 가능해진다.

KT는 협력사의 비용절감을 위해 '가격협상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협력사간 소모적인 경쟁입찰을 피하기 위해 올해 초 도입한 제도로, KT와 장비 납품이 가능한 협력사들이 협상을 통해 합리적으로 구매가격을 정하도록 해 경쟁적인 입찰에 소요되는 시간이나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협상제는 새로운 장비가 아니라 이미 꾸준한 거래를 거쳐 적정가격이 형성된 장비 위주로 적용돼 이미 올 상반기에만 17건을 추진했다. KT 관계자는 "17건의 평균 구매 기간이 일반적인 입찰제에 비해 절반 정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KT의 주요 상생 제도

제도 내용
수요예보제 납품 물량 사전 통보, 계획적인 경영 가능
벤더코칭제 1ㆍ2차 협력사 간 품질향상 노하우 공유, 컨설팅 지원
긴급구매제 일부 장비에 한해 납품 절차 간소화
가격협상제 협력사 납품 과정에서의 소모적인 경쟁입찰을 가격협상으로 대체


1인 창업 등 지원 센터 문열어

KT는 중소기업 협력사뿐만 아니라 스마트 생태계의 또 다른 주축인 개발자들과의 상생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개발자들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성과를 내는 환경이 갖춰져야 KT도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KT는 개발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지난 2010년 6월과 8월, 2011년 8월에 서울 우면동ㆍ선릉ㆍ서초동 등지에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1인창업, 소규모 창업에 나선 개발자들이 연구ㆍ개발할 공간과 개발에 필요한 장비, 통신망뿐만 아니라 각종 교육 등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지금까지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이용한 개발자는 3만4,000여명이 넘는다. 리얼바이트의 '편한가계부', 리토스의 '올레 레코드업' 같은 인기 앱을 탄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또 에코노베이션 센터에서 개발을 지원한 1인 개발사 '에이팩토리'의 아이패드 전용 레스토랑 웹진 앱 '플로우잇'은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스마터 앱 챌린지(Smarter App Challenge)' 대회에서 최우수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마터 앱 챌린지는 전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주최하는 GSMA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2012 행사의 일환이다.

이밖에 KT는 앱 개발자 양성을 위한 에코노베이션 스마트 스쿨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이며, 주중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을 위한 주말ㆍ야간 교육과정도 준비돼 있다.

한편 KT는 앱 개발 대회 '에코노베이션 페어' 를 통해 우수 앱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2010년부터 총 4차례의 '에코노베이션 페어'를 진행했으며, 지난달 마감된 4차 에코노베이션 페어의 경우 총 상금 규모가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밖에 KT는 일반인들도 참가할 수 있는 '앱 창작대회'를 별도로 열어 숨은 인재를 발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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