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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최근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며 시가총액 4위 자리를 되찾았다. 경기침체에 따른 조선업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한때 시총 6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괄목할 만한 실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19조9,571억원, 영업이익은 2조2,062억원, 순이익은 2조2,433억원으로 지난 2007년에 비해 각각 28.5%, 26%, 29.2%씩 늘었다. 4ㆍ4분기에만도 6,509억원의 매출에 6,75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지난 2~3년간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이 매출로 반영됐다”며 “여기에 엔진기계와 전기전자 등 비(非)조선 부문에서의 업황 호조, 지분법 평가이익 증가 등이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우려다. 현대중공업은 2009년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14.6% 증가한 22조8,761억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목표 수주액은 211억달러로 23.2% 줄였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발주규모가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를 반영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업황 위기를 과감한 투자로 극복할 계획이다. 시설투자로 1조4,300억원, 기술개발투자로 2,367억원을 배정했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는 연초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월13일 세계 최초의 T자형 독을 건설해 선박건조 기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생산성도 높였다. 최근에는 독에 선박용 균형장치를 적용, 선박진수 과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파도에 의한 독 게이트(Dock Gateㆍ수문)의 움직임을 크게 줄임으로써 진수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을 절약하고 독 회전율을 높인 것이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가속화하고 있다. 풍력ㆍ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게 단적인 예다. 2일 전라북도와 군장국가산업단지 내에 풍력발전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는 9월 공장이 완공되면 10월부터 1.65MW급 풍력발전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은 “미래의 성장 엔진인 신재생에너지 발전산업을 더욱 확대시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전라북도를 풍력발전 설비 생산의 메카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1월5일 31만8,000톤급 유조선 등 초대형 3척을 선주에 인도하며 올 첫 선박 수출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102척의 선박을 인도한 데 이어 올해는 119척의 선박을 수출, 최다 기록을 세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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