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들은 내년 한국경제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향후 전개상황을 유심히 관찰할 것입니다.” 칼 요한 하그만(사진)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회장은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한EU상의 설립 20주년을 맞아 제정한 ‘한-EU협력상’ 시상식을 갖고 기자들과 만나 한국 경제에 대해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환율과 노사문제 등을 감안할 때 내년 경제가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고 노동임금이 올라가면 그만큼 부담이 된다”고 경고했다. 하그만 회장은 특히 정부에 대해 적극적인 시장경제 자유화 정책을 주문했다. 그는 “싱가포르 등 주변 경쟁국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신뢰할 만한 시장자유화 정책을 꾸준히 펼치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지정학적 여건이나 국민 교육수준 등이 뛰어나기 때문에 진정한 자유무역정신에 입각한 정책으로 신뢰를 준다면 외국기업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EU상의는 이날 한-EU 교류 강화 및 협력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책임감 부문 황철규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세계화 부문 이동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효율화 부문 김성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에게 한-EU협력상을 시상했다. 또한 국내에 투자한 유럽 기업들 중 BOC가스코리아ㆍHSBCㆍ아지앙스 등에 각각 최고투자기업상ㆍ최고사회공헌상ㆍ최고중소기업상을 시상했다. EU는 지난 6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에 총 354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외국인 투자 누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EU의 대한 투자는 전체 외국인 투자의 79%를 차지했으며, 올 들어서도 9월까지 총 38억달러를 투자해 올해 전체 외국인 투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외국인 투자의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명숙 국무총리는 개회사에서 “지금이 한국시장 투자의 적기”라며 외국기업들의 대한 투자를 호소하고 “정부는 한국과 EU의 동반성장을 위해 외국인 주거환경 개선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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