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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CTC 잡아내는 기술 상용화… 5조 글로벌시장 본격 공략"

CTC 검출·배양 자동화기기 개발… 암 조기진단·맞춤형 치료 가능

조직 검사비도 절반으로 줄여… 올 美 지사 설립 이어 日 진출

이르면 연내 코스닥 상장 가능


암이 전이되는 이유는 혈중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가 혈관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1차 종양조직에서 떨어져 나온 CTC는 혈류를 타고 돌아다니며 2차 부위에 종양의 씨를 심는다. 의학계는 CTC를 검출해 분석할 수 있다면 조기 진단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병의 진행상황 확인은 물론 환자별로 맞춤형 치료 설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CTC 검출 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나 혈류 속에 살아 있는 CTC를 온전한 상태로 검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검출하더라도 양이 적어 오랜 기간 항암제 투약 효과를 분석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 오랜 난제를 한 공학자 출신 기업인이 풀어냈다.

그 주인공은 전병희(사진·56) 싸이토젠 대표다. 전 대표는 CTC를 혈액에서 분리하는 나노융합기술을 개발한 2010년 싸이토젠을 설립했고 지난해 말에는 세계 최초로 CTC를 배양하는데 성공했다.9일 서울 장지동 싸이토젠 본사에서 만난 전 대표는 "보통 암 세포 크기가 5㎜ 이상이어야 PEC-CT 등을 통해 진단이 가능한데 CTC를 활용하면 1~2㎜ 수준일 때 진단이 가능하다"며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혈액 속 암세포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지난해 말에는 혈중 암세포를 배양하는 기술도 상용화했다"고 말했다.

인덕대학교 컴퓨터 응용 기계계열 교수로, 자동차 공학 분야 전문가였던 전 대표는 2007~2010년 삼성전기 바이오·전자장치 부문 고문을 맡으며 바이오 공학 분야에 발을 들여놨다. 이후 전 대표는 의학계, 공학계 전문가들을 모아 융합연구팀을 만들고 CTC 검출·배양 기기 개발에 착수해 자동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국내 주요 대형병원에 싸이토젠의 자동화장비가 연구용으로 설치돼 있다. 전 대표는 "올 3월부터 신의료기술 인증을 위해 가톨릭대학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 폐암과 유방암, 위암에 대한 임상연구를 시작했고 연내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임상 신청도 추진하고 있다"며 "조직생검 수술에만 통상 15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CTC 검출·배양 자동화기기를 통해 '스마트 조직 생검'을 할 경우 검사 비용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싸이토젠에 따르면 전 세계 CTC 관련 시장은 약 5조원 규모로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에는 약 8조~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는 존슨앤존슨이 인수한 베리덱스의 CTC 검출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베리덱스의 기술은 활용 영역이 유방암과 대장암, 전립선암 등에 국한돼 있다. 하지만 싸이토젠의 기술은 사실상 모든 암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의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키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증시 상장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르면 연말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검사·치료 장비로 유통하는 전략을 택했다면 미국에서는 항암제를 개발하는 제약사 임상 연구용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또 일본에서는 건강검진용 장비로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전 대표는 "CTC를 살아 있는 상태로 검출·배양하는 원천기술을 상용화하면서 글로벌 최대 바이오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며 "올해 미국 사무소와 연구소 설립에 이어 일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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